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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titudo Nov 17. 2021

나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For good?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은 핀란드, 영국, 독일, 캐나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왔다. 나보다 먼저 와서 잘 정착한 친구들도 있고 아시아 국가를 체험하러 1,2년간 단기로 생활하다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다.


친구들이 각자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마다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For good? “


좋은 일로 가냐는 뜻인가? 여태껏 친구들이 이 표현을 사용할 때마다 더 좋은 보수의 새로운 직업을 구했거나 결혼을 한다거나 좋은 일로 본인 나라에 돌아가는 건 줄 알았다.


이제 이 질문이 나에게 돌아올 차례. 나는 어떤 좋은 일로 한국에 돌아가는 걸까. 이제부터 나의 변명이 시작된다. Yes라고 답하면 진작에 끝났을 대화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좋은 일을 억지로 만들어 설명하는 나로 인해 길어진다.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for good을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forever라고 할 수 있겠다. 같은 뜻이지만 다른 단어로 물어보면 받아들여지는 느낌 또한 다르다.


„Forever? “


음.. 이 단어에 Yes라고 라면 영영 베트남에 다시 안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내년에 있을 다낭 마라톤 하러도 와야 하고 친구들 보러 놀러 오고 싶은데. 영원히 베트남을 떠나냐는 친구의 질문에도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아서 사람들은 Forever 대신에 For good이라는 표현을 쓰나 보다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한국 복귀 결정을 하기 전, 베트남에 남았을 때와 한국으로 돌아갈 때의 장, 단점을 리스트업해 정리한 나였지만 왜 돌아가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예, 아니오같이 간단한 대답이 아닌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은 무게감 있는 대화 주제라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다.


정신없이 재미나게 살다 보니 어느덧 흘러버린 베트남에서의 5년이 넘는 시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베트남 생활을 마무리하며 한국으로 돌아간다. For good.


Photo by Renee Fish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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