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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OSIGNER Jun 16. 2021

엔딩을 본 두 번째 게임

슈퍼 마리오 3D 월드


지난번 닌텐도 스위치를 구입하고 느낀 점은 그 어떤 콘솔보다 같이하는 게임의 즐거움을 잘 담은 기기라는 점이었다. 생각해보자, 캠핑을 가거나, 여행을 떠날 때 게임기를 챙긴다는 건 어느 정도 게임에 중독된 상태를 대변하는 행동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님이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으신다.) 


그런데 스위치는 그렇지 않았다. 놀러 가서 같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카드, 화투를 챙기는 개념으로 게임기를 챙기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닌텐도가 화투를 만들던 회사에서 시작했다고 하던데 이게 또 이어지네..)


콘솔 게임기용으로 이런 것까지...



그렇게 잘 사용하던 스위치도 아들과 함께 항상 하는 고민이 있었다. '같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은 또 뭐가 있을까?'. 마리오의 닌텐도인 만큼 다양한 게임에서 이미 마리오를 좋아하는 아들, 그리고 나도 옛날 옛적에는 슈퍼마리오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올해 새로 나온 슈퍼마리오 3d 월드를 구매하게 되었다.


아 설렌다..



역시 게임은 실물로 구매하는 게 제맛


스위치에서 게임을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하는 방법과 실물 게임 타이틀 (sd카드처럼 생겼다.) 구매하는 건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게임은 실물로 구매하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꼽는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예전처럼 게임팩에 먼지를 털기 위에 호호 부는 의식은 필요 없지만 다른 게임을 하기 위해 실물형태의 카드를 기기 안에 꼽는 행위는 예전의 게임 경험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물론 실물 게임 타이틀 구매의 최대 장점은 중고거래 용이성이긴 하다..)





진짜 3D다


다들 슈퍼마리오에 대한 추억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집에 있는 게임기, 동네 오락실, 들고 다니던 휴대용 게임기.. 아마 대부분 슈퍼마리오 게임 경험은 2D 베이스일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줬지만 마리오를 움직이는 방식은 앞, 뒤, 점프, 그리고 숙이기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 게임은 제목 그대로 3D 공간을 기본으로 하며 이 구조가 그동안의 슈퍼마리오 게임들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거 같은데..


우선 공간을 이동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단순한 점프도 3차원에서 하는 게 색다른 경험이지만 캐릭터에 따라 기어 올라갈 수도 있고 줄을 타고 화면 안쪽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수십 년간 2D프레임에 있었던 슈퍼마리오의 이런 움직임은 그 자체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우선 3D 방식으로 점프하면 거북이 한 마리도 잡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3D에서는 저 구멍 하나 맞춰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다양한 스테이지, 다양한 경험


전체적인 게임 방식은 기존 슈퍼마리오와 별반 다르지 않다. 스테이지를 깨야 다음 스테이지가 열리는 방식은 똑같지만 각 스테이지별로 별을 3개씩 얻을 수 있고 이 별의 개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만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다. 스테이지 완주와 별을 얻는 미션을 완전히 분리해 놨는데 이렇게 되니 한번 완주한 스테이지도 더 많은 별을 얻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정말 강력한 리텐션..)



도전의식을 마구 불러일으키는 저 빈칸들..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게 지루할 수 있겠지만 세심한 닌텐도 개발자분들은 각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움직임, 장애물, 악당을 만들어놔서 정말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아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게임을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뮤지컬 같은 엔딩


생각보다 스테이지가 많고 세계도 여러 가지다. 다른 말로 하면 엔딩 보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의미다. 게임 난도가 높다면 쉽게 질리는 아이들 특성상 중간에 게임을 안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너그러운 닌텐도 개발자분들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로 무적 아이템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해주신다. 한마디로 이 게임의 목표는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엔딩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정말 꿀잼인 미로 찾기? 스테이지


거의 한 달 정도 틈틈이 아이와 즐겁게 했고 엔딩을 본 그날, 그동안 나온 캐릭터들이 저마다 인사하고 예상했듯이 다들 행복하게 잘 먹고 잘살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왠지 뿌듯하고 벅차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 또한 감동적이었다는 소감을 남겼으니 정말 한 편의 뮤지컬 같은 게임 경험이었다. (남자 둘이서 감수성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감동적이었다..ㅠㅠ



그렇게 슈퍼마리오 3D 월드는 내 인생에서 엔딩을 본 두 번째 게임이 되었다.(첫 번째는 대항해 시대였다.)

그 이후 둘이서 같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시도해보고 있다. 그 어떤 대작 게임이라고 해도 이제 스위치에서 돌아가는 게임은 무조건 같이하는 게임이어야 한다. (그래서 젤다의 전설은 얼마 안 되어서 팔아버렸다는..)


같이하면 더 재밌는 콘솔에 어울는 게임, 슈퍼마리오 3D 월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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