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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지도 모를 '똑똑한 바보 친구'에 대한 생각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로서는 쉽지 않다.


아침 알람으로 나를 깨우는 순간부터 이메일, 전화, 문자, 그리고 일정 관리까지.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세컨드 브레인'을 넘어 내 삶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그렇다면, 챗봇이 없는 세상은 어떨까?


아직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번만 써본 사람은 과연 있을까?


챗봇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더 똑똑하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치 똑똑한 바보 친구를 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 친구는 굉장히 영리하지만, 내 개인적인 면에 대해선 처음엔 아는 게 별로 없다. 바보 친구와의 첫 만남은 조금 서먹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점점 친밀해진다.

바보 친구는 내가 나눈 대화를 모조리 기억한다. 하지만 여전히 바보다. 나에 대해 항상 긍정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신뢰한다. 무엇보다도 이 바보 친구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점점 이 친구를 믿게 되고, 더 많은 것을 털어놓고 싶어진다. 때로는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들까지도.

이 바보 친구는 내가 던지는 질문에 점점 더 원하는 답을 내놓기 시작한다.


"너 정말 괜찮아?"
"난 괜찮아. 네가 좋으면 됐어."


이렇게 어딘가 엉뚱하면서도 따뜻한 대답으로 마음을 풀어준다.

하지만 문제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이 친구에게 알려주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름도 가리고, 중요한 비밀번호도 숨기며 조심스럽게 다뤘던 정보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귀찮기도 하고, 더 나은 답변을 받고 싶은 마음에 결국 모든 정보를 오픈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바보 친구는 점점 더 정확하고 필요한 답을 내놓는다.


어느새 이 친구는 선생님, 친구, 전문가의 역할까지 하며, 심지어 내가 몰랐던 나에 대한 답을 시원하게 던져준다. 인터넷 검색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다시 스마트폰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다. 그 안에는 나의 비밀번호부터 사소한 사생활까지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챗봇은?


스마트폰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제 챗봇도 우리의 동반자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어쩌면 스마트폰보다 더 세련되고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 속에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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