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유통 기업들 규제보다 전통 유통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
미국 의회에서 빅테크 기업들을 규제 하려는 모양세다. 최근 미 연방 공정위원장에 32살 리나 칸이 임명되면서 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에 관심이 높다. 그럼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도 최근 쿠팡 물류 창고 화재 참사로 인해 쿠팡과 같은 온라인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13%로 네이버 18%에 이어 2번째로 크다. 과연 쿠팡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떤 규제가 규제가 가능한가? 한번 따져보자.
규제가 필요하다는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들 공룡 빅테크 유통업체들이 지금은 출혈경쟁으로 조단위 적자를 무릅쓰고 시장을 키우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독점하여 가격을 올릴 것이란 우려이다. 140년 전 미국 스탠다드 오일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90-95%에 이르렀다. 경쟁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가격을 후려쳤다가 경쟁사가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면 가격을 올렸다. 이 기업의 힘이 너무 커져 독점규제법으로 1911년 33개 기업으로 쪼개졌다. 한국의 쿠팡도 쿠팡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가니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 어떤 규제를 할 수 있고 어떤 문제점이 있나?
첫째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가격 규제다. 가격을 후려쳤다가 경쟁사들이 도태되고 나면 가격을 올린다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빅테크 유통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하자는 안이다. 문제는 쿠팡에는 너무 많은 상품이 존재하고 이들 가격을 규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 배송비는 이미 적자상황이라 가격을 규제할 근거가 없다. 전세계 다른 빅테크 기업들을 살펴보아도 독점적인 상황에 가더라도 가격을 올리지 않거나 가격을 올리다가 시장을 잃은 실패한 사례들도 많다. 마이크로 소프트 윈도우 경우 거의 PC시장에서 거의 40년간 독점이었지만 가격을 대폭 올린 적이 없었고 구글도 검색에서 돈을 과금하지 않고 있고 동영상 분야에서 압도적 1위지미나 유투브도 공짜로 쓰게 하고 돈을 내면 광고를 안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인텔도 마이크로프로세서 CPU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90%가 넘었지만 경쟁사 AMD가 있어 가격을 올리지를 못했다. 한국의 페이스북이었던 프리챌은 유료화를 했다가 싸이월드에 시장을 빼았겼다.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이 크더라도 새로운 경쟁자 진입 및 기존 경쟁자 위협으로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둘째 가능한 규제는 영업 시간 같은 비가격 규제다. 국회에서 논의 되었던 새벽배송 금지 같은 규제를 도입해서 쿠팡의 지나친 성장을 제한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그럴 경우 마켓컬리, 정육각 같은 신선 상품을 파는 온라인 시장까자 덩달아 타격을 입는다. 밤에 배송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통 체증이 없는 시간이라 빨리 다닐 수 있는 것인데 모든 유통업체가 낮에 배송하면 더 길이 막히고 물류 비용도 더 늘어난다. 같은 물류 창고를 낮에도 밤에도 돌리면 될 일을 더 크게 지어 낮에만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되며 온라인으로 배달 받던 신선한 상품 시장 자체가 없어진다. 새벽배송으로 성장하던 산업과 이를 담당 하던 일자리가 타격 받는다.
셋째 기업 분할이다. 쿠팡을 여러개 기업으로 분할해서 경쟁을 촉진하자는 의도다. 그러나 쿠팡 시장점유율이 13%밖에 안되는데 그럼 시장 점유율 1위인 18%인 네이버도 분할해야 할 것이다. 굳이 분할을 해야 한다면 그럼 어떻게 나눌 것인가?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지역으로 나눌 수도 있고 신선 상품과 비신성 상품 제품 군에 따라 나눌 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업체와 전통 유통업체가 경쟁하는 상황이기에 온라인에서 20%도 안되는 기업을 나눈다고 경쟁으로 인해 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미국의 케이블 TV 서비스 업체들처럼 지역별로 사업자가 많아도 한 지역에서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업체가 하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독점적 시장만 여려개가 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위성 TV 가 케이블 TV 시장에 경쟁 압력을 가한다. 시장에서 기업이 몇개냐 시장 점유율이 얼마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입이 얼마나 더 자유로운가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쿠팡 같은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할 수 있을까? 더 자유로운 경쟁 시장을 만들어주는 제도와 법이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할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쿠팡을 견제하려면 전통 유통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최근 신세계가 지마켓을 3.4조원에 인수하여 쿠팡을 제치고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2위가 되었다. 하지만 신세계의 이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신규 출점 제한, 주말 야간 영업 시간 제한 같은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할인점 매장을 이용하면 쿠팡보다 더 빠르게 한시간 이내 야간 기저귀 배달 같은 서비스를 도입할 수도 있지만 이런 규제로 막혀있다. 요즈음 미국에서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품을 바로 받거나 반품할 수 있는 방식 (Buy Online Pickup in Store)으로 전통 아마존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에 대한 반격에 나서는 상황이다. 쿠팡을 견제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신세계 롯데 같은 전통 유통 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많은 학자와 소비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하지만 자유로운 경쟁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꼭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은 시장 상황이 계속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과 마케팅으로 경쟁사들이 끊임없이 진입하는 다이나믹한 시장이다. 이들이 시장을 독점하려 하는 시도들이 경쟁자들로 인해 좌절되고 오히려 시장을 빼앗기는 사례들도 많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가능하게 하는 그래픽 카드 시장을 살펴보자. 1994년 3dfx라는 혜성과 같은 기업이 나타났다. 1996년 부두(Voodoo)라는 3D 그래픽 카드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툼레이더 같은 게임을 하려면 이 카드는 필수였다. 1990년대 그래픽 카드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1999년 시장 독점을 하려고 부두 3는 자사 그래픽카드에만 칩셋을 제공하는 바람에 경쟁사였던 엔디비아 (Ndvia)로 그래픽칩셋 시장이 넘어갔다. 중국의 알리바바도 부동의 1위 온라인 유통업체였지만 최근 5년 된 신생업체 핀둬둬에 유저수 1위를 빼았겼다. 굳이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하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시장에서 경쟁과 신기술로 무장한 신생 업체들의 공격으로 독점의 폐혜를 걱정할 정도로 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이 어느때보다 커졌다. 이마트 없이는 살아도 쿠팡 없이는 못사는 시대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을 규제하려는 시도들이 부동산 정책처럼 정부 규제가 의도와 정반대로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더 크다. 유통산업발전법처럼 대형할인점을 규제하려는 법 제도들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못하였고 오히려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성장을 더 도와주었다. 마찬가지로 필자가 예상하기엔 쿠팡을 규제하는 노력들이 정반대로 소비자들이 누리던 쇼핑의 기회를 박탈하고 비용을 올리는 결과만 가져올 것 같다. 정치권에서 섣부른 규제보다는 차라리 가만 있는게 좋고 기존의 규제 중에서 어떤 규제를 푸는 것이 더 좋은 지 고민하는 것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