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관은 왜 7시간을 서 있어야 하나?"

국민 정서상 안된다는 교육부. 공정 감독 내세운 전형적 갑질

by 이영일

작년도에 공무원 채용시험 감독관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오전만 교실에서 시험 감독을 하는데도 계속 서 있어야 하니 다리도 아프고 온 전신에 피로감이 몰려왔던 기억이 떠 오르네요.


올해에도 공무원 채용시험 감독관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하루종일 감독해야 하는 것을 보고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서 있을 생각을 하니 '그깟 수당 안 벌고말지' 하는 생각이었답니다.


공무원 시험은 오전만 하는 때도 있고 오전오후에 하는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능과 같이 하루종일 서서 시험 감독을 해야 한다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수능 시험감독관은 서서 감독을 해야 하는걸까요?


교사들도 절레절레, 쌩노가다 수능감독


작년 12월 14일 부천의 한 시험장에서는 한 수능 감독 교사가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된 일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이 감독교사도 계속 서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R720x0.jpg

교육부의 감독관 지침에는 감독교사가 ‘정위치에서 움직이지 말고 감독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니, 감독관이 무슨 로봇도 아니고 6~7시간을 헌병 서 있듯 그렇게 있으라는 얘기인가요?


교사들도 이 문제에 대해 오래전부터 교육부에 수능 감독시 키높이 의자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2019년 5월에는 여러 교사단체들이 교원 3만2천여 명의 서명을 모아 합동으로 수능 고사장에 감독관용 '키높이 의자'를 배치해 달라고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출했었죠. 하지만 교육부는 이에 대해 의자 배치가 어렵다고 회신했었습니다.


다양한 문제와 민원을 방지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포함한 '국민의 정서'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교실 안에 의자 감독관 의자 하나 놓는 것이 국민 정서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요?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은 올해 다시 전국 교사 대상으로 수능 감독 처우 개선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것을 서명운동까지 해야 하는건지 현실이 너무 웃픕니다.

rrrrrr.jpg

중등교사노조는 지난 5월 14일 스승의 날에도 수능감독관에게 앉을자리 제공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교사들이 생각하는 이 수능감독관 노동은 노동의 수위를 넘어 공포로까지 다가오는 듯 했습니다.


수험생들이 앉는 의자도 아니고 교탁보다 높은 키높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쓸데없이 감독관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을까요? 그게 더 신경 쓰이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듯.


왜 교육부는 차출된 교사들을 하루종일 세워 놓으려는걸까요. 그거야말로 명확한 근거도 없는 갑질이 아닐까 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청소년쉼터 예산 삭감?, 오보 헤프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