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국제원조삭감, 취약국 아동 생존 위협"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수단, 미얀마… 지원 중단으로 아동 고통 커져

주요 국가들이 국제 원조를 삭감하면서 ‘취약국가 어린이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2일 “유엔이 전 세계적으로 3억 5백만명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고 이중 2억 1천만 명이 어린이”라며 “국제 원조 삭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국제 원조가 급격히 줄면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특수교육 재활센터가 중단됐고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부르키나파소, 수단, 미얀마 등 여러 국가에서 실질적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예멘의 한 센터에서 영양실조 치료를 받고 있는 렘(가명, 8개월). 이 센터는 국제 원조 삭감으로 이달 말까지 폐쇄됐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인구 3분의 1이 위기 수준의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34개 주 중 8개 주에서 식량 지원이 중단됐다. 농부인 아슬람(60세, 가명)씨는 “경기가 어려워 일용직으로 한 달에 며칠만 일해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다. 그러나 현금 지원 덕분에 가족을 먹일 수 있었다”며 지원 프로그램이 가족의 생명줄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11월부터 17만 2천 명을 지원했으나, 최근 갑작스러운 원조 삭감으로 지원이 중단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긴급 현금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1만여 가구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고, 서안지구에서는 폭력 사태가 격화되면서 730가구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던 대규모 교육 사업이 중단돼 약 5만 5천3백 명의 아동과 약 1천8백 명의 교사, 그리고 250개 초등학교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아동이 공교육에 접근할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무장 단체 가입 및 강제 이주 등 추가적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단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전체 인구의 64%인 약 3천40만 명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동이다. 국제 원조 삭감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주요 보건센터 48곳이 문닫을 위기에 처했고, 약 30만 명의 아동과 취약계층은 식량 및 영양 지원을 받지 못할 위험에 놓였다.

미얀마는 주요 원조가 중단되면서 약 4만 명이 필수적인 보건, 영양, 아동보호 서비스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유일하게 인도적지원을 제공하는 곳도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원조 삭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국제 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등을 돌릴 때가 아니다. 오히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3년 한 해 동안 94개국에서 1억 5백만 명의 아동에게 의료, 영양, 교육, 보호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정부와 기부자, 파트너, 지역사회에 아동의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촉구하며, 장기적인 원조 부문 개혁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http://www.civilrepor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1504

세이브더칠드런 “국제 원조 삭감으로 취약국가 아동 생존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