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코 얘기하자면 “난 원래 그래”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무책임하고 무례한 표현이다. 그 말 속에는 존중의 결여, 이기적인 이해의 강요 등 지금 당장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감정적 폭력과 악행이 내재되어 있다. 이것은 다섯 음절에 불과한 간단한 문장이지만, “그러니까 네가 이해해” 또는 “그러니까 네가 맞춰야 돼” 같은, 이기심의 극단을 보여주는 함의가 담겨있다.
대게 저런 말이 나오는 배경을 살펴보면 좋은 상황보다 안 좋은 상황이 백이면 구십, 대부분이다. 당신은 누군가와 서로 감정적이든, 외적 요소로 인한 마찰이든 대립이 발생한 상황에서 유독 저 말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난 원래 그래”라는 말은,
스스로에게는 자신의 과오를 감소시키는 자위적 정당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타인의 무조건적인 배려와 이해를 요구하는 말이다.
당신이 원래 그렇다는 것이, 당신의 행동과 언행이 정당화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나? 당신이 만약 그런 말을 자주 하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시덥잖은 일방통행 적인 논리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몸소 표현하고 다니는 소인배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한다면 이것은 존중과는 다른 문제라고 나름의 방어 논리를 펼치겠지만, 난 그것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아니라고 얘기할 것이다.
앞서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 존중이란 나 자신을 낮추며 상대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라고 했다. 존중의 시작은 곧 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에 그 시작과 출발점인 내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상대를 존중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당신이 원래 그렇기 때문에 남이 당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무 따윈 없다. 당신이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남이 당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확보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당신이 변하려고 하지 않는데 왜 남이 변해야 하는가?
다른 사람을 당신에게 맞춰야 하는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리고, 그런 당신에게 맞지 않는 성향이라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행태 또한 보이지 마라. 그것만큼 세상에서 추악한 짓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