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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Apr 08. 2018

평범이 비범이다

진리는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것

마음수련 교원직무연수로 마음수련 명상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고 있는 열정 넘치는 교사였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살아오면서 '없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던 사람이기도 했다. 열등감을 채우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마음을 쏟았지만 남는 것은 상할 대로 상한 몸과 마음뿐이었다. 그 마음을 빼지 못했더라면, 지금도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아이들을 원망하며 지냈을지도 모르겠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온갖 연수를 들으며 비범함을 쫓았다. 명상을 만나고 나서도 처음에는 비범함을 위해 매진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명상은 비범해지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명상을 하고 더 평범해진 것 같다. 내 안에 가득했던 자기중심적인 마음들이 사라지고 나니, 다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이 웃게 된 것 말고는 딱히 달라진 것은 없다.


마음을 비워서 살게 되는 삶은 비범한 삶이 맞다. 하지만 그 비범이 바로 평범함 속에 있음을 실감한다. 나는 아직도 관계에 서툴고 수업에 서툴고 업무에 서툴지만, 적어도 어디에든 미운 사람이 없고 나의 상태를 인정할 수도 있다. 또한 마음이 웃고 있으니 어떠한 상황이나 사건이 펼쳐져도 차근차근 밟아나갈 힘이 생기는 것이다. 예전처럼 막연하게 두렵고 도망치고 싶지가 않고 즐겁게 나의 자리에 있을 수 있음이 감사하다.


평  범


진리라는 것은
거창하고 아름답고
사람이 부러워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평범하고 대수롭지 않은 곳에서 나오는 것이라
진리가 바로 옆에 있어도 사람이 모르듯이
평범 중에 비범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고 찾으려 하는구나

- 우명, 시집 <마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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