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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탁류의 모험 May 26. 2018

모두의 기업 2 - 일본 중소기업의CSR 확산 시스템

우리 기업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업이 길을 잃지않고 지속가능으로 가기 위한 방법, 좌표 CSR


여러분, 부자 되세요

우리나라 속담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있다. 악착같이 번다, 힘들게 번다 등 다양한 함의가 담겨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뜻도 품게 되었다.


2002년 놀라운 광고가 등장한다. 이 광고가 등장하기전까지만 해도 돈을 밝힌다(?), 돈에 집중한다는 것은 속으로 감추어야 되는 거였다. 가리는 것이 미덕이었다. 이런 정서로 인해 사람들의 경제 관념이 희박해지거나 부자를 이유없이 경멸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지만,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구일 뿐이지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저울질하는 것을 매우 천박하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IMF 사태 후 돈이 전부인 말하자면 사람앞에 돈이 서기 시작한다.


https://youtu.be/eq8tsa_fGpc

이 광고 이후, 우리의 덕담은 '건강해라'류에서 '돈 많이 벌어라'로 바뀐다


돈이 나를 증명하고, 돈만이 남위에 올라서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어버린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아닌 '돈 많이 버는 의사'라고 대답하고, 10억을 주면 감옥에 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면 10명 중 4명 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기이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돈이 전부인 사회로 변해가면서 기업은 돈과 효율을 좀더 떳떳하게 외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정신을 차린(이라고 쓰고, 글로벌 거래를 위해서 혹은 이미지 때문이라고 읽는다) 몇 기업들은 2003년도에 <지속가능성 보고서>라는 것을 내면서 CSR이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2010년 이후 LG에는 CSR 전담팀이 만들어졌고 지난번에 언급한 CSR 실천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UN GC에도 한국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조선일보에는 더 나은 미래라는 섹션이 만들어지면서 CSR과 사회적가치에 대한 기사와 데이터들을 생산하고 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http://futurechosun.com/)

무려 조선일보다


그리고 16년이 흘렀다. 

CSR은 공헌이 아니라 책임이다.


CSR은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를 줄인 말이다.

16년이 흘렀음에도 CSR을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너무 궁금한 마음에 Responsibilty를 사전에서 찾아봤다.


responsibility  
① 책임 ② 의무 ③ 책무 ④ 할 일  더보기


혹시나 싶어서 더보기를 눌러봤다.

'부담'이 등장한다. 공헌이라는 말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사전 출처 : 다음 www.daum.net]


기업들은 책임은 지기싫고 정승처럼 쓰고만 싶어서였을까, 애써서 부득부득 공헌을 사용했고 노동자를 쥐어짜고 환경을 파괴하면서 돈을 벌던 말던 그렇게 모은 돈으로 봉사, 기부 등의 선행을 하며 사회공헌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은 CSR을 매우 잘한다고 자랑을 했다. 


CSR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본질은 이것이다라고, 

1편에서 이야기를 했으므로 동어반복이 될것 같아서 줄이고 2편의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1편을 꾸욱~)


↓↓↓

https://brunch.co.kr/@linkguy/1


일본 중소기업의 CSR 확산 모델

CSR의 성패는 기업과 기업인의 'CSR Literacy'에 달려있다


literacy는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한다. 문해(文解)라고도 한다. 일상생활에 관한 간단한 문장을 이해하고 읽고 쓸 수 있는 정도를 문해라 하며 이해하고 읽을 순 있지만 쓰는 것이 불가능하면 반문해라고 한다.

CSR의 성공여부는 CSR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치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CSR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기본으로 CSR을 보급하고 확산시키고 있다.



CSR 인증은 각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점검하고 기준에 적합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을 인증해주는 제도다. CSR 검정은 직장인, 공무원, 비영리단체 활동가, 학생 들이 소속조직의 사회적책임을 제대로 다하기 위해 CSR을 지소적으로 학습하고 평소 직무수행에 CSR을 반영시키는데 가이드가 되는 자격증 제도다. CSR 미디어는 CSR의 보급과 확산, 기업 및 개인의 CSR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CSR 보고서, 사례들을 널리 알리는 말 그래도 CSR과 관련한 미디어다.


흥미로운 지점은 3가지 방법론들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디에 있는가,를 알려주는 방법들이라는데 있다. 

그렇게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성장해나가고 지역과 호흡하고 있다. 



CSR 인증, CSR 챌린지!

일본의 선진적인 도시에서는 CSR 기업을 발굴, 육성을 위해 CSR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사이타마시가 최초로 시행을 했으며, 시즈오카, 요코하마 등이 뒤를 이었고 20여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시행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 글로벌 기업과 거래를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보급이 되고 있으며 일본의 많은 도시들이 CSR인증제도를 채택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CSR 인증제도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리쿠르팅에 있다. 엄격한 심사에 의한 공적 인증은 기업의 신용력 향상에 크게 기여를 한다. 요즘 일본의 경기가 되살아나서 기업이 오히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어서 구직자들이 기업을 골라서 갈 정도다. 그러다 보니 우량한 기업, 좋은 기업에 사람들이 쏠리게 되고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업이 더 나은 기업임을 증명하고자 애를 쓰는데 CSR 인증제도 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 

CSR 인증은 기업의 경영활동에 있어서 마땅히 지켜야 할 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CSR 준수항목, 사회적 문제 해결 등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CSR 활동 항목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60개가 넘는 항목들을 체크하고 지자체와 CSR 전문가의 심층인터뷰를 통과해야만 인증을 받으므로 인증 기업들은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우린 좋은 기업이에요'라는 것을 굳이 어필하지 않아도 구직자들이 몰려든다. 

또한 CSR의 본질이 단순히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증제도는 기업이 내부적으로 견고해짐으로써 지역에 안정된 고용을 창출하고 외부적으로는 자발적, 지속적으로 CSR 활동을 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유도한다.


지속가능한 중소기업이 되기 위한 도전

사이타마시 CSR챌린지 (인증제도 매뉴얼 및 체크리스트)

일본의 인증제도 중에서는 사이타마시의 '사이타마시 CSR챌린지 기업 인증제도'의 수준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타마시에서는 인증제도를 통해 세계적인 흐름과 기준에 부합하는 CSR 활동을 전갬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CSR 인증제도의 목적은 단순히 인증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자신의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자각하여 보다 견고한 기업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다. 

사이타마 현지 취재 당시 기업들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우리가 했던 활동들을 CSR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CSR로 깨닫게 되었으며, 경영 전반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나아가 기준 미달로 인해 인증이 불가한 기업의 경우에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의 방법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함으로써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앟고 있다. 중요한건 이때 기업의 경영방식, 경영방침에는 개입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인증 기업의 경우에는 자발적, 지속적으로 CSR 활동을 전개해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유도를 하고 있는데 기업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이타마시 CSR 인증제도

매년 1회 인증 취득을 원하는 기업을 모집한다. 인증 취득을 워하는기업은 처음에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자사의 CSR 경영 상황을 스스로 점검한다. 이후에는 사이타마시와 전문가가 현장 실사를 하게 된다. 조사 결과는 '사이타마시 CSR 추진회의'에서 심사를 하게 되고, 적격 심사결과가 나오면 시장이 지원 기업을 인증하게 된다.  인증기업은 사이타마시 차원에서 지원을 해준다.


사이타마시는 2017년 시장 선거를 치렀고, 시장이 재선되었다. CSR인증 제도는 초선때 제시한 공약이 시작이었고 재선때도 "CSR 확산"이 공약이었다. 이처럼, 사이타마시의 CSR인증 제도는 시장의 리더십에 기반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시청 공무원도 시청에서 앉아 기업 지원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시내의 공단이나 상공 회의소, 유망주 등을 방문하고 기업에 인증 취득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시청공무원들의 현장 방문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뛰어난 현지 기업과의 만남이라는 뜻밖의 수확도 있다.

인증식 장면. 시장이 기업 하나하나에게 일일이 인증서를 수여한다
라디오에 출연한 CSR 기업, 지자체가 연결한다
사이타마시가 역, 터미널 등에 마련해주는 CSR 홍보부스

CSR 인증을 받은 기업들은 사이타마시가 디렉토리북(종합정보책자)을 다양한 외국어 버전으로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홍보비가 많이 부족한 편인데 TV나 라디오에 출연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역, 터미널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홍보부스를 지원하기도 한다.


우리와 정서가 다르긴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훌륭한 기업이다'라는 자부심이다. 

기업이 많은 이윤을 창출해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어 많은 사람을 고용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 하지만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이 사회적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어렵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첫번째 타격은 노동자들에게, 그 다음은 노동자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그 다음은 지역사회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모두의 기업인 것이다. 

"좋은기업부심"이 일본사회를 버티게 하는 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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