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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ul 23. 2022

몰디브 리브어보드+프리다이빙(3)

다이빙에 미친 사람들만을 위한 프로그램

우와...하는 장면도 있지만 그건 한순간...


몰디브는 mal'DIE'ves...??


(1) 몰디브 리브어보드는 다이빙에 미친 사람들만 가기로 하자


몰디브 리브어보드 프리다이빙 트립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 그리고 우리는 벌써 두 번의 다이빙을 스킵했다.


먹고 자고 다이빙하는 일정이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지옥훈련이 따로 없다. 잠이라도 푹 잘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흔들리는 배 위에서 쌓인 피로감을 모두 해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루 네 번의 다이빙. 허허.

더구나 우기인 지금은 이곳이 몰디브 인지 mal'DIE'ves 인지 잠시 고민하게 될 정도. 파도와 조류, 미친듯한 바람과 싸우고 나면 남는 건 하얗게 타버린 껍데기뿐이다.


3-4일짜리 리브어보드라면 재밌게 즐길 수 있겠지만, 일주일짜리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우기라면 푸른 하늘 대신 미친듯한 파도와 쏟아지는 빗줄기만 볼 수도 있다...


물론, 다이빙 사이트마다 매번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새로운 어종을 볼 수 있다면 호기심으로라도 버티겠지만 프리다이빙으로 즐길 수 있는 사이트 자체가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 기상 악화로 다이빙 스케줄이 바뀌는 건 당연하지만, 어딘지도 모르는 체 내려주는 곳에서 다이빙하는 호갱은 되지 말자. 이건 강사의 몫이 크다.

미리 공지된 다이빙 사이트 중 프리다이빙으로 접근이 어려운 곳(5 rocks 같은)은 어디인지,

스쿠버 다이버들이 해당 사이트에서 다이빙할 때 프리다이버들은 어떤 대안이 있는지,

정도는 일정 시작 전 혹은 최소 전 날 정도는 가이드와 미리 협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5월 리뷰와 비교해 배의 컨디션은 그대로


(2) 꼭 가야 한다면 호라이즌 3은 피하자


그래도 꼭 리브어보드를 해야겠다면 배를 잘 고르자. 예약 전에 꼭 언제 취역했는지, 최근 리모델링을 했는지, 리뷰는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배를 타자.


호라이즌 3의 경우, 에어컨 고장/보일러 고장 등으로 가뜩이나 피곤한 심신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보일러는 출항 한참 전부터 고장 나 있었는데 제대로 고치지도 않고 투어를 시작한 것. 에어컨 역시 하루 걸러 미지근한 바람만 나오는 선풍기로 전락해버렸다.


호라이즌 3은 자쿠지, 에어컨, 도니로 오르는 계단 등 많은 것들이 고장 나 있었다. 흰개미/바퀴벌레도 들끓었다. (The boat is in disrepair with the jacuzzi, dhoni steps, room air conditioning, etc. broken...The boat is filled with termites and cockroaches)
       - 트립 어드바이저의 22년 5월 자 리뷰


나무 바닥, 책상 가릴 것 없이 튀어나오는 플라잉 흰개미(termites)


어느 날부터 밤마다 나타나는 불쾌한 날벌레들. 위의 리뷰에서 나온 흰개미였다. 매일 저녁 십수마리를 잡아야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이빙 스케줄이야 앞서 말했듯 기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흰개미/바퀴벌레 등의 해충도 제대로 박멸하지 않고, 고장 난 지 한참 된 보일러와 에어컨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나오는 건 고객에 대한 기만이다.


본사에 전화를 걸고, 몇 번이나 컴플레인을 걸고 나니 "이걸로 퉁치자"는 느낌으로 싸구려 양주를 한 병 던져줬다. 결국 에어컨은 어찌어찌 수리됐지만, 이미 여행은 거의 끝나버린걸.


정리해보자면,

일주일짜리 리브어보드는 극기훈련에 가깝다.

다이빙에 미치지 않고서는 버티기 쉽지 않다 (프리다이버는 특히나)

우기엔 가지 말자. 싼 데는 이유가 있다(싸다고 해도 이 돈이면 동남아를 두세 번은 다녀올 수 있다)

배를 잘 고르자.


(3) 리브어보드 부분 환불은 정확한 기록이 없으면 불가능


모든 여행 상품이 그렇지만 여행이 끝나면 제대로 된 환불이나 문제점 제기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이 따위 배를 운행하는 양아치 회사라면 더. 뭔가 문제가 생기면 항상 사진 및 영상을 확보하고, 승선한 직원에게 클레임을 걸어 기록을 남겨놔야 한다.


그리고 누누이 얘기하지만 이건 인솔자의 몫이다. 이래서 여행업 등록이 제대로 된 업체를 끼고 여행을 다녀야 한다. 컴플레인을 걸고, 사진을 찍고 몇 번이나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도대체 왜 이걸 220만 원 씩이나 주고 다녀왔는지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호라이즌 3 절대 naver 타면  된다. 그리고 인솔자는 절대 투어 기간 중 술판이나 벌이고 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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