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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국민음식, 졸리비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


패스트푸드를 생각했을 때,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로는 맥도날드, KFC, 버거킹을 주로 떠올린다. 하지만 필리핀의 경우, 맥도날드보다 더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졸리비(Jollibee)라는 브랜드이다.

세계적으로 맥도날드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않는 곳이 바로 필리핀이다. 600개의 맥도날드 점포에 비해 115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졸리비는 필리핀 패스트푸드의 약 50%에 달하는 점유율로, 필리핀 전국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미국,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들로 수출되고, 30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졸리비라는 브랜드에 대하여


졸리비는 1978년, 필리핀 케손시티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정식 명칭은 Jollibee Foods Corporation(JFC)이다. 졸리비의 창업자 토니 탄 카크티옹(Tony Tan Caktiong)의 철학은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맛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달콤한 맛과 짭짤한 맛을 좋아하는 필리핀 국민들에게, 입맛에 맞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다. 

졸리비 마스코트


졸리비의 마스코트인 캐릭터 ‘Jollibee’는 빨간색 턱시도를 입은 꿀벌로, 환히 웃는 얼굴을 하며 고객을 맞이한다. 인기가 상당한 마스코트로, 필리핀의 어린이들은 생일파티를 졸리비에서 하기도 하고,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Jollitown을 시청하기도 한다. 


어린이 TV 프로그램 ‘Jollitown’

 


졸리비의 대표 메뉴 


졸리비의 대표 메뉴는 달달한 스파게티와 치킨, 그리고 햄버거이다. 재미있는 점은, 치킨을 동그랗게 포장된 라이스(밥) 사이드 메뉴와 함께 치킨 앤 라이스라는 이름으로 팔린다는 것이다. 쌀이 주식인 만큼, 필리핀의 쌀 소비량은 1인당 연간 약 110kg에 달한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kg이다.) 


필리핀 스타일의 스파게티가 달달해진 배경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세기 후반까지 이른다. 미국인들이 필리핀에 오면서, 스파게티라는 메뉴가 소개되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필리핀에 토마토 공급이 부족해지자, 마리아 오로사(Maria Ylagan Orosa)라는 필리핀의 화학자이자 식품가공 기술자가 창의정이 방법으로 케첩을 만들게 되었다. 토마토 대신, 필리핀에 많던 바나나를 으깨어 케첩을 만들었고, 이후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어 유통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스파게티를 요청하자, 토마토소스가 동이 난 상황에서 바나나 케첩과 소시지를 사용하여 재치 있게 소스를 만들어 낸 셰프가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 요리법은 필리핀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고, 그 이후로부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달달한 스파게티’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졸리비의 해외 진출


졸리비가 해외 진출을 하게 되면서, 공략했던 부분은 바로 해외에 나가 살고 있는 필리핀 주민들이었다. 1986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한 졸리비는, 해외로 이주하여 고향을 그리워하는 필리핀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았다.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나가면 고향 음식을 그리워하듯이, 필리핀 사람들도 졸리비를 보면서 고향을 떠올리고, 익숙한 그 맛이 향수를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졸리비 매장


현지 브랜드의 수출 전략


졸리비를 보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결국 세계적인 브랜드, 글로벌한 브랜드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정확한 고객을 위한 만족감을 선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다 보면, 도리어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졸리비는 다양한 현지 메뉴를 만들기보다, 고유 메뉴를 밀고 나가는 전략으로, 현지화의 역발상을 실현한 브랜드라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도 필리핀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그대로 판매하며, 특히 밥과 함께 곁들이는 치킨 앤 라이스를 주력 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장 치킨 메뉴


이처럼 글로벌하게 뻗어나가는 졸리비를 벤치마킹해서, 한국의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롯데리아도 현지화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이주해 있는 지역부터 시작해서, 불고기 버거 등 한국의 입맛에 맞는 메뉴들을 개발하는 것이 또 하나의 현지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졸리비는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글로벌 진출 사례로, 유럽과 미주 등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브랜드가 세계인의 입맛을 충족시킬지 고민하면서 현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매력적인 어필 포인트를 가지고 글로벌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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