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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e Oct 20. 2021

5.18이 전두환이다

망언의 끝

현대의 한국인들에게 금기시 되는 셉들이 있다. 독도는 일본땅이라거나, 일제의 침략이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했다거나, 박정희의 독재는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었다거나... 이와 마찬가지로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이상하고도 사실이 아닌 .


히틀러를 이야기할때 그 누구도 그가 저지른 홀로코스트를 제외하고 말하지 않는다. 아니, 그것을 제외하면 히틀러에 대해선 말할게 없다, 그가 그저그런 수준의 화가였다거나, 개를 사랑했다거나 등등의 언급들은 하등의 가치도 없다. 그는 1차 대전 이후 여러 국내외적 요인으로 곤경에 처한 독일을 비상하게 단결시켰지만 그 누구도 그의 통합적 능력을 말하지 않는다.(엄밀히 그것은 주술적 능력에 가깝지만)


모택동이 비록 일제를 몰아내고 중국을 다시 수습했다고는 하나 문화혁명을 빼고 그를 말할 수는 없다. 이런 이야기는 끝도 없이 가능하다. 안중근의 삶은 하얼빈 역에서 이또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가 정점이었다. 그의 삶은 그 한순간을 위해 준비된 것이었으며 그 한순간의 불꽃이 그의 삶 전체였다.


전두환은? 그래 전두환도 다르지 않다. 육사생도 시절 리더십이 출중했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었고 등등은 그의 삶을 설명하는데 하등의 소용이 없다. 하얼빈의 거사를 빼고 안중근을 생각할 수 없듯이 5.18의 학살을 빼고 전두환을 생각할 수 없다. 안중근이 우리에게 기억되는 방식으로 전두환도 우리에게 기억된다.


따라서 전두환에서 5.18을 뺀다는 말은 곧 전두환에서 전두환을 뺀다는 말이다. 그건 말이 아니다. 20세기를 살았던 그 누구도 히틀러와 홀로코스트를 분리해서 말한 적이 없다.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무섭고도 놀라운 것은 그 일이,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에 의해 벌어졌다는 것이다.


전두환에서 5.18을 분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게 가능하다? 차라리 당신 부인이 쓴 논문의 정당성이 영원히 "Yuji" 될 수 있다고 주장해라.


전두환이 다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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