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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e Nov 01. 2022

재난의 범죄화, 희생양을 찾다

할로윈 악몽은 어떻게 변주되는가

막대한 인파가 좁은 골목에 몰렸고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정권에서, 심지어 지지난 정권에서도 없었던 사고가 딱 정권이 바뀌니 일어났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말하는 폼새나 태도를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겨우 '유감'을 표하긴 했지만 행간의 의미는 변명일 뿐이다. 결론은 그냥 불가항력이라고... 그래, 당신들의 능력으로는 모든 것이 불가항력일 것이다. 그러니 놀라지 않으마.


근데 말이다, 불가항력의 재난을 범죄극으로 바꾸는건 너무 사악한 짓이 아닌가. 군중들이 모이고 혼란스럽다보면 밀고 밀치기 마련이다. 그러다 사고가 나는 것이다. 혼잡한 상황에서 서로 밀치고 뒤엉키는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예측을 하고 대비를 세워 통제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부다.


근데 그걸 "나쁜 놈이 밀어서 사고가 발생했다"이렇게 규정하는 순간, "아, 그렇구나, 정부의 무대책이 사고를 부른게 아니라 범죄가 생긴거구나, 범인을 잡아야겠네~" 그래서 CCTV를 뒤지고 검찰에 의해 대책본부가 꾸려진다. 애도를 강요당하는 국민들은 입도 뻥끗해서는 안되고 나머지는 검찰이 알아서~


이렇게 재난을 범죄로 둔갑시켜, 책임질 놈들이 오히려 사태 해결의 주역이 되어 앞 줄에 나서던 모습은... 독재정권에서 보았던 풍경이다.


다시 그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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