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꿈을 꾸었다
하루아침에 내 통장에 10억이 찍힌다면? 실감이 안 날 것 같다. 일단 현금으로 인출을 한 번 해보고 싶다. 맨날 회사에서 억 단위 이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눌러대는지라 10억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데 얼마나 큰돈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나서 다시 통장에 고대로 모셔 놓고 가장 먼저 대출빚을 한 번에 갚고 싶다. 매 달 나가는 이자만 줄여도 살림살이가 지금 보단 더 나아질 것 같다. 애도 없고 맞벌이라 여유가 없진 않지만 이자만 좀 줄어들어도 내가 사고 싶은 거, 우리가 갖고 싶은 거 고민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 앞 길 먼저 챙기고 남은 돈 중 1억 씩은 양가 부모님 그리고 내 동생한테 주고 싶다. 부모님들 노후 준비는 해결, 캐나다에 사는 동생이 좀 더 안락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보탤 수 있겠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재테크로 돈을 굴리며 더 많은 돈을 벌테다. 시드가 충분하니 붙는 돈도 꽤 크겠지. 상상만 해도 좋다. 그 돈으로 죽을 때까지 나한테 투자하고 싶다. 필라테스는 1:1로 듣고 싶다. 피부과 가서 관리도 꾸준히 받고 싶다. 어쩌다 가는 해외여행 말고, 시간 될 때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 일은 아마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 나한테 일은 돈을 버는거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일을 통한 희로애락을 버리진 않을 것 같다.
위에 적은 내 위시리시트는 진짜 10억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 같은데. 살면서 10억이라는 돈을 만져볼 날이 있을까? 잠시 동안 기분 좋은 꿈을 꾼 걸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