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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드 Dec 16. 2018

유튜브에 #스토리 가 생겼다.

지금은 영상시대! SNS가 되는 유튜브

1. 유튜브의 SNS화(feat. 스토리)

유튜브에도 #스토리 가 생겼다. 원래 있던 라이브 스트리밍보다 훨씬 각 잡을 필요 없는 토막 세로 영상들이 하루에 수 번씩 올라온다.

유튜브에선 커뮤니티 탭도 만들고 기능도 만들면서 크리에이터와 팬을 소통하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쪼꼬만 사이즈의 이미지에 텍스트 달랑, 크리에이터 개인의 공지 게시판처럼 쓰이고 있었다.

스토리가 생기면서 유튜브도 이제야 SNS가 돼가는 것 같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처럼 누구나 올리고 아무 얘기나 찍어 올리고 팔로워들끼리 서로 댓글 달아주면서 '일상 공유'하는 모습의 SNS.


어제 넥스트 SNS는 뭘지 한참을 토론했는데, 오늘 알겠다. 넥스트 에쎄네스는 유튜브다.


2. 유튜브를 시작하는 자세

점점 유튜브는, "각 잡고 할수록 망하는 플랫폼" 느낌이 낭낭하다. 이전에도 한 번 이렇게 얘기한 적 있는데, 이제 유튜브 시작 전략은 최대한 가볍게 최대한 자주 올려 '친밀함'을 주는 것인 것 같다. 각 잡은 기획 영상들도 물론 유튜브에 올 수밖에 없겠지만 개인 크리에이터라면 쓸데없는 편집 힘 빼고 자주 올리는 게 답인 거 같다. 자막 일일이 달고 있을 사간에 댓글 확인 열심히 하고 대댓글 열심히 달고 하트 누르고. 유튜브는 넷플릭스가 아니니까.


3. 영상시대는 난 무섭다


문자 치기 귀찮고 사진으로 말하는 건 부족한 시대의 소통 방식은 단연 영상. 그러나 나는 영상이 SNS가 되는 시대가 조금 무섭다. 텍스트보다 사진에, 사진보단 영상에 담기는 정보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텍스트: "저녁에 김치찌개 먹었어요"

사진: 어떤 식탁에서 어떤 접시에 담아 먹었고 다른 반찬은 뭐가 있는지 다 드러남

영상: 사진에선 프레임 바깥으로 잘랐을 뜯어진 식탁보가 영상에선 보일 수도. 즉, 사진보다 '포장'이 더 어렵다.


4. 세대차이와 00년도생들의 Video Native

우리 엄만 내가 인스타나 페북에 구구절절 일상을 공유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신다. 페북 친구 단계 설정 알려드려도 사생활 노출이 너무 심하다 하셨다. 카카오 스토리는 대신 아주 열심히 하시는데, 일상보다는 좋은 글귀나 풍경 사진을 나누신다. 엄마와 나의 '세대 차이'다. 난 페이스북이 덜 부담스럽다.

마찬가지로 나보다 더 젊은 이들은 영상으로 사생활을 공유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수직 수평도 안 맞춘 채로 토끼모자 쓰고 책상에 앉아 젤리 먹는 방송을 한다. 나는 아무리 마음을 잔뜩 먹어야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데 이 친구들은 본 투 비 가볍다. 인생에 영상으로 자기 삶을 나누는 게 부담스러운 적이 없던 것처럼 보인다.

내게 00년생 이후를 이름 붙이라 하면 video native 비디오 네이티브라 하겠다. 디지털의 '소비'가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를 한참 뛰어넘어 '생산' 자체가 자연스러운 세대. 크리에이터 집단.

마무리 감상 1)
그나저나 내년쯤엔 "시리야 내일 날씨 어때?"하고 물어보면 "내일은 눈이 옵니다. 예상 적설량은 이 정도예요!" 하면서 비슷하게 눈 오던 때의 영상 틀어줄 듯. 우산 챙길지 말지 결정하라고.


마무리 감상 2)

아마 유튜브는 곧 콘텐츠 공개 레벨도 만들 거 같다. 인스타처럼 비공개지만 내 친구들은 볼 수 있는. 지금의 '링크 공유(unlist) 방식을 콘텐츠 단위에서 넓혀 채널 단위까지 확장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이 글은 성지가 되는데...!

10대의 video native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싸 앱 틱톡은 유튜브에서도 화력이 대단쓰. 사진은 가전 주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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