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0.
2012년 10월의 글을 다시 기록.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진짜 꼬마일 때.
막내인 내가 심부름을 자주 갔었는데,
하루는 그게 너무 싫어서 점심때부터 밥을 거부하고 이불에 숨었다.
내 결심이 보통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 어린 나이에 참을 수 있는 만큼 이불 속에 있었더니, 가족들이 잠들고 두세 시간이나 지났었다.
우째, 배고픈 걸 도저히 못 견뎌서 살금살금 부엌에 먹을 걸 찾으러 갔더니 이미 식탁에 차려놓은 상이 있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마냥 먹으려다가...
어느새 어머니가 곁에 나와 있었다.
서로 붙안고 펑펑 울었고,
잘 안 끓여주시던 라면까지 따숩게 먹었다.
그때를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처럼 생각하지 못하겠지.
용서와 이해와 사랑.
가족이 아니더라도,
시선과 마음 닿는
어느 누구에게나.
축복과 행복
나눌 수 있길, 전해주길...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