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어릴 땐 공부 때문에 부부싸움을 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주니
우리 부부는 둘이만 편하면 그만이었다. 감사한 일이었다. 그것도 잠시. 편한 기간은 그리 오래지 않아 점점 아이들의 혼기가 들어차기 시작하자, 그간의 평화는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현재의 상황은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무결점의
화려한 혼사를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어긋나 있었다.
아이들의 가치관과 부모의 생각은 서로 같거나 비등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가치관
ㅇ 서로 좋으면 그만
ㅇ 따로 이유가 없다.
부모의 생각
ㅇ 엄친아의 잘 나가는 신랑이나 신붓감
ㅇ 엄친아의 대단한 가문
ㅇ 이유는 백가지
우리 집은 요즘 마음 저변에 깔린 욕심 가득한 생각으로 걸핏하면 언성이 높아지곤 한다.
본디 나 같은 경우는 맘속으로는 그런 게 있더라도 표현하는 법이 거의 없는데 남편은 그러질 못한다.
주변에 그럴싸한 지인이 많아설까 아니면 무엇 때문일까.
그저 나의 삶에 만족하면 좋을 텐데 꼭 남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조건이면 하는 바람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지금 상황이 웬만만 하면 좋겠어서일까. 불만 가득한 남편은 날 보고 자식 단속 못한다고 걸핏하면 짜증이다.
사실 그래서 지금 운동도 가지 못하고 이 생각 저 생각 중이다.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만남이 과연 행복할까. 그건 부모생각이고 아이들은 이미 성인이므로 부모의 허락 따위는 선을 넘었잖은가.
늘 별로 말하지 않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빠와 아이의 생각이 잘 절충이 되어주었으면 하는데
도무지 해답이 나오지를 않는다.
사는 것은 늘 쉽지 않은 줄 알지만 특히
혼사 앞에서,
부모님의 욕심과 아이들의 사랑타령 앞에서,
참으로 입장이 곤란하다. 비등비등하면
참말로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아 괴로운 이 아침!
예사님의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