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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PD Nov 28. 2023

K 드라마의 큰 흐름 1

K 드라마 알쓸신잡 2

1990년대 이후 우리 방송계의 큰 변화를 대충 정리해 보자. 일반 시청자가 이런 변화를 의식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번 정리해 두면 드라마 산업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과거의 흐름을 분석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 훌륭한 전략이다. 시청자가 한국 드라마 산업의 미래를 예측할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 드라마 관련 엔터테인먼트 주식에 투자할지 판단할 기본적인 정보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한국 드라마 산업의 큰 변화는 다음과 같다. 


1991년부터 지상파 방송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외주제작 의무 편성제도가 시행. 지상파 방송사의 독점적 권력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1995년의 케이블 TV가 도입. 다매체 시대가 열렸다. 


2000년대 초부터 일본 시장이 열리면서 한류의 붐이 시작, 드라마 산업에 돈이 밀려드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2002년 iptv 개국. 케이블 TV와 고객 모집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통신사의 방송 참여가 시작된 것이다. 


2006년 CJ E&M의 tvN 개국. 이제 드디어 대기업이 한국 드라마 산업에 플레이어로 운동장에 뛰어든 것이다. 


2011년 jtbc 등 종합편성채널의 개국. 신문 기반의 보수 언론사가 방송 산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 많던 채널이 더욱 많아진 것이다.


2013년 중국 시장이 열리면서 두 번째 한류의 시작. 한국 드라마 시장에 또 돈이 몰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SBS의 <별에서 온 그대>(SBS, 2013)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중국 시장이 한국 드라마의 투자자로 등장하는 두 번째 한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 한국 드라마의 판매가가 상승했다. 


2016년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국내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한국 시청자에게 외국의 콘텐츠를 쉽게 접하게 하는 통로인 동시에 한국 콘텐츠를 외국에 소개하는 가교 구실을 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한류는 2018년에 들어서 이명박 정부 시절 한일 간 발생한 정치적 문제와 사드로 대변되는 한중 갈등으로 말미암아 정체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사업자는 한국 드라마의 가장 큰 수입국인 중국과 일본을 잃게 되었다(양문희, 2019).      


2018년 이후 한국 드라마 콘텐츠는 세 번째 한류의 파도를 타며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시청자와의 접점을 늘렸을 뿐 아니라 넷플릭스가 적극적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에 관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지상파 방송사가 글로벌 OTT 기업인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꺼리는 동안, tvN과 JTBC는 넷플릭스를 통해 <미스터 선샤인>(tvN, 2018)과 같은 대작 드라마의 제작비 투자를 유치하며 드라마 편성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광고 수입이 줄어들자 제작비를 조달하려고 뒤늦게 넷플릭스에 문호를 열게 되었다. 2019년 이후 tving, wavve 등 토종 OTT와 제휴에 나서며 닫았던 문을 열고 개방 정책을 펼치고 있다(김회재, 2019; 오태완, 2019).      


이제 드라마 산업의 성격이 바뀌게 된다. 광고 수입이 주 수익원인 기존의 체제에서, 콘텐츠를 직접 팔아 수익을 챙기는 판권 수입으로 드라마 제작의 수익원이 바뀌었다. 이에 광고 매출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지상파의 드라마 제작은 위축되었다. 재원을 마련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한편 외주제작사는 지상파와 케이블, 해당 채널과 연계된 OTT 서비스 등 플랫폼의 다변화와 신규 채널을 통해 기대 수익을 높일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김윤지, 2021; 이효진, 2019). 판매할 곳이 많아진 만큼, 기회도 많아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급속히 늘어난 OTT 중심의 시청 행태는 아시아권에서 한국 드라마 붐을 일으켰다. 웹툰 IP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미국을 비롯한 새로운 국가의 시청자가 한국 드라마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한국국제교류문화진흥원, 2021). 이제 한국의 미디어 시장은 다채널 멀티미디어 환경이 본격화되었으며,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경합하는 동시에 한국의 영상 사업자와 글로벌 방송 사업자가 패권을 다투고 있다. 이상이 지난 30년간 한국 드라마 산업에 일어난 변화의 큰 그림이다. 



김윤지 (2021). 온라인, OTT산업과 K콘텐츠 수출: K드라마· K무비를 중심으로. 한국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URL: https://keri.koreaexim.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boardtext8=PA04&menuid=007002001004&pagesize=10&boardtypeid=168&boardid=63856

김회재 (2019). 포스트넷플릭스, 한국드라마의 전망과 전략. <방송문화>, 416호, 80-105.


양문희 (2019). 한류 방송 콘텐츠 확산을 위한 방안 연구.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9권 11호, 201-210.


오태완 (2019, 9, 24)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 (한국투자증권 산업분석) URL: https://file.truefriend.com/Storage/research/research07/20190918130233147_ko.pdf


이효진 (2019) 온라인. 드라마: 미디어 3.0 권력이동의 시작. (Meritz Research. 2019. 3. 27.) URL: http://home.imeritz.com/include/resource/research/WorkFlow/20190315104653616K_02.pdf


한국국제교류문화진흥원 (2021). 2020 한류백서. 
 URL: http://kofice.or.kr/b20industry/b20_industry_01_view.asp?seq=1186&page=1&find=&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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