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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ree Sep 18. 2017

베트남 음식의 꽃 쌀국수 Phở

베트남 가정식 포 쌀 국수 

Phở 퍼어 


'퍼어'에 가까운 다소 과격한 발음의 요 녀석,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베트남 음식의 입문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음식은 베트남 쌀국수가 아닌가 싶다. 정말인지 베트남에선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쌀국수를 먹는다 해도 정말 거짓말이 아니다. 뭐 생각해 보니 한국 사람들이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밥상을 차려 먹는 거나 뭐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면 뭐 그다지 이상하지도 않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호텔에 가도 컨티넨탈 조식 뷔페에 한편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전용 셰프까지 있는 곳에 바로 이 쌀국수 섹션이다.  베트남 가정식 책을 쓰며 배우게 되면서 아마 가장 제대로 배우고 싶은 것이 이 국수, Phở이지 않나 싶다. 처음 친구 엄마가 Phở 를 해 주었을 때 식당에서 먹던 국수에 비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에 감탄하여 두 그릇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난 원래 식당에서 쇠고기 Phở 를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해 항상 해산물 국수만 먹었기 때문이다. 뭐 알고 보니 해산물 Phở 는 없단다. Phở 는 무조건 소고기 육수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 


베트남 대표 음식으로 알려진 Phở도 역사적으로는 상당히 아픈 사연이 있다. 프랑스 지배 당시 프랑스 음식이 먹고 싶었던 사람들이 구할 수 있는 재료 들을 모아 최대한 프랑스 쇠고기 수프 (비프스튜)처럼 끓여 낸 것이 시작이 되었다고 알려졌다. 거기에 오랜 지배와 전쟁으로 귀한 소고기를 우려 만든 것이니 어쩌면 한국의 부대찌개와 약간 비슷한 것이 아닐까도 한다. 


우선 재료 준비 

소고기 뼈 ( 어느 부위인지는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갈비도 좋고 꼬리도 좋고 베트남에서 더 중요한 거는 베트남 소고기가 아니라 호주나 미국 소고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친구들도 캐나다에서 끓이는 Phở가 훨씬 맛있단다. 

생강, 샬롯, 양파, 무, 바질, 고수, 숙주나물 

소금, 락 슈가(결정체 설탕), 베트남 분말 조미료, 피시소스

그리고 

향신료 팩 



국물의 장인 단계 하나 


원래 고수들의 비법은 작은 차이라고 했다. 

밝힐까 말까 고민하였으나, 뭐 똑같이 하여도 

마지막은 만드는 사람의 손맛이니, 


우선 국물의 장인이 내게 밝힌 비법은 

샬록과 생강을 불에 굽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진상에 잘 보이지 않지만 Illicium verum도 밑에 두 마리 구워지고 있다. Illicium verum는 한국말로 찾아보니 팔각이라고 나오는데 

불가사리 모양의 향신료이다. 

국물의 장인 단계 둘 



2리터의 물 양에 소고기 갈비뼈를 네 개, 

다섯 개 정도 넣고 양파 두 개 과 무 반개를 

큼직히 썰어 끊인다. 










국물의 장인 단계 셋


Phở 특유의 국물 맛을 좌우하는 것은 아마 

이 향신료의 조합이 아닌가 싶다. 

나라가 덥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나라일수록 향신료가 많이 발달된 걸 볼 수 있는데, 아마 그건 조상들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계피, 통후추, 나무 씨앗, 그리고 오렌지 껍질, 

팔각등으로 이루어진 향신료를 달달 볶듯이 굽는다. 그리고 망에 넣어 고기를 우리는 국물이 다 끓을 때까지 우려 주면 된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중간 불에서 서서히 끓여준다. 우리네 사골 국물을 우려내듯이 

거품이 생기면 거두어 주고 넘치는지 확인도 해 주고 사랑을 듬뿍 넣으면 된다. 실제 우리는 두 시간가량 중간 불 보다 약간 더 약하게 서서히 끓여 주었다. 


그리고는 거의 준비가 되어가는 국물 옆으로 국수를 데쳐낼 물을 올린다. 

Phở의 국물은 두 시간 정도 국물을 우리고 난 뒤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결정지어진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닌 것처럼 음식 명인들이 따로 양을 정하지 않고 본인들이 손으로 찍어 드셔 보고 난 뒤, 소금 쪼금 더, 간장 쓰윽, 고추장 크게 한술이라고 하는 것과 거의 같다. 하지만 전달하는 입장에서는 물 2리터 양에 맞추어 최대한 가깝게 적어 보려 노력했다. 


소금 4 TS, 베트남 버섯 조미료 4 TS, 락 슈가 국가 한 가득 , 피시 소스 4 TS, 양파 반개


그리고 이 국물의 생명을 지속적으로 작은 불에 끊임없이 끊인다는 것이다. 식당에서도 그렇고 쌀국수를 시키면 생각보다 항상 국물이 너무 뜨거워서 놀란적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불을 쉬지 않고 계속적으로 국물을 우려내는 데에 있다. 


국물이 다 우려 지면 거기에 베트남 고기 단자(미트볼)를 한 5분 정도만 국물에 넣고 끓이는데 냉동 미트 볼이라고 해도 5분 이상 끓이면 딱딱해진다고 엄마가 그랬다. 그래서 정확히 각자가 먹을 만큼만 5분과 넣고 끓였다. 


이곳에서는 재래시장을 가면 쌀국수를 생면으로 다 팔기 때문에 국수를 데치는 데는 1분 미만이 걸린다. 뜨거운 물에 살짝 넣어 금방 꺼내기만 하면 되지만 한국에서 준비할 경우에는 생면이 없기 때문에 마른 아이들 같은 경우 뜨거운 물에 10 이상 불렸다가 마지막에 뜨거운 물에서 1분 정도 삻아서 쓰면 된다.


국물의 장인이 만들어낸 육수 안의 고기 단자


잘 삶아진 생 쌀 국수 면 
완성된 쌀 국수 '퍼어'

쌀국수를 담아 그 위에 국수를 얹고 고명이 되는 고기 살점과 고기 단자를 곱게 놓고 

파절이처럼 썰어 놓은 파와 취향에 따라 고수를 같이 곁들어 내면 베트남 가정식 쌀국수 완성!

취향에 따라서 숙주와 바질 그리고 라임, 굴소스와 항소를 곁들이면 보약이 따로 없는 '퍼어'


내가 좋아하는 대로 쌀국수


이곳은 이번 여름 21한번째의 태풍을 맞이 하였다. 새벽 2시가 되어가는 지금도 밖은 전쟁터가 다름없이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고 있는데 아 뜨뜻한 퍼 한 그릇이 간절하네. 

다시 뉴욕에 돌아가든 한국에 가든 꼭 한번 끓여 소중한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싶다. 국물의 장인인 엄마의 맛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 지만. 


Yogree는 이것저것 하는 것 좋아하는 문어 성질의 유목민으로 뉴욕, 밴쿠버, 한국, 호찌민을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호찌민에서는 떡 만들고 교육, 커피 관련 업종으로 먼 나라 미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2017년 가을은 호찌민과 뉴욕에 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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