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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콴 Sep 29. 2019

북경을 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다섯 가지

답답하지만서도 빠르게 나아가는 북경 일상

하나, 이렇게 가까운 도시에 비자라니!


 미국 비자도 인천공항에서 신청을 해 기적적으로 입국한 경험이 있어서 이제는 미리 비자 필요 유무를 확인하는 편이다. 2시간 거리의 북경인데 설마 있을까 했는데.. 확인해보니 입국 전 비자를 미리 받아야 했다. 중국 비자는 종류도 많고, 비싸고(6만 원 선), 귀찮다. 휴가를 내지 않는 이상 용산구에 위치한 비자 발급처에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귀찮기 때문에 대행사가 있지만… 여전히 귀찮다. 우리가 아는 증명사진 사이즈가 아니고, 특정 사이즈를 요구해서 대행사를 끼더라도 흰 배경에 다시 찍어야 한다. 어우 귀찮아.

둘, 자유와 인권은 없지만 범죄도 없을 것 같다


 내 평생 길에서 이렇게 많은 만짐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지하철에 들어갈 때마다! 천안문 같은 국가 중요시설에 들어갈 때마다! 검문을 받아야 한다. 출국 심사하듯이 가방에 총알이나 칼이 없는지 판독하고, 액체류는 꺼내어 공안이 확인한다. 몸은 기다란 기계로 몇 번 훑고는 바지 주머니를 움켜쥐기도 한다. 첫날에는 정말 불쾌했으나 하루에 10번 이상 엉덩이를 만짐 당하니 그러려니 해졌다.


 야밤에는 국경절(10월 1일)을 앞두고 예행연습을 하는 군인들이 북경 중요 거리를 20m 간격으로 경계를 선다. 연변 사람들이 등장하는 영화 때문에 중국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북경은 CCTV와 공안, 군인까지 지근거리에 있어서 강도를 당한다거나 도둑을 맞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길을 가다 체포 현장을 봤는데 무시무시했다. 체포하는 사람들은 제복을 입고 있지 않아 군인인지, 경찰인지 알 수가 없었고, 체포당하는 사람은 수갑을 뒤로 채워져 있고, 옷으로 눈을 가려 (역시나 소속을 표시되어 있지 않는) 밴에 사람을 욱여넣고 사라졌다. 근처에 공안이 있었고, 여러 CCTV가 있는 대로여서 이들이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임을 짐작할 뿐이었다.(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ㅜㅠㅠ) 정말 여기서 잘못하면 소리 소문 없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ㄷㄷㄷ


셋, 북경의 대기질은 우리나라보다 좋을 수 있다


미세먼지는 몇 년 새 우리 삶을 관통하는 이슈가 되었다. 미세먼지는 배출원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차량, 발전소, 쓰레기 소각 같은 일을 단번에 중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방법은 시민들의 불편과 직결된다. 그래서 정부는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쪽을 택했다. 전 박정권에서는 고등어에게 화살을 돌렸고, 문정권에서는 중국으로 돌리는 듯한 모양새였다.  


 한국에 있는 미세먼지가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정부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올해 3월 (우리가 아는 그!!!) NASA와 대기질을 조사하겠다고 했을까!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바람의 방향과 풍속이 표시되는 인포그래픽이 미세먼지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중국에게만 오로지 기대는 자세는 참 무책임하다. 어쨌든 가까운 거리에서 내뿜는 미세먼지들이 우리 생활에 치명적이니 어떻게든 배출원을 제거하는 것이 상책이니깐 말이다. 어느 당이든, 어느 정부든, 묻고 따지지 않고, 노후 차량 서울 접근 금지, 대중교통 무료 등을 지지한다.


 내가 본 북경에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오토바이가 극히 드물었다. 전기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도 많이 볼 수 있었고, 전기 자전거도 그냥 자전거보다 많았다. 중국은 차 사기 힘든 나라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도시에서 일정한 차량 수를 유지하려고 해서 번호판을 받기가 힘들다. 또, 차를 사려면 주차공간을 사야 하니 이리저리 많은 자본이 필요해진다. 중국 공산당은 이산화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 조절을 당 주요 사업으로 삼고, 탄소배출량이 많은 지방 관료를 파면시키기까지 한다. 이 모든 것이 공산당이니깐 가능하다.. ㄷㄷ


 이런 노력의 결실인지 중국의 대기는 많이 나아졌다. 아주대 예방의학 장재연 교수에 따르면 “중국이 5년 동안 미세먼지를 40%를 줄였다는 건 국제적으로 공인된 사실이다” (발췌 http://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46712.html) 우리가 무조건 중국을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중국이 공산국가만이 할 수 있는 노력 하듯이, 우리도 우리만의 해결책들을 찾아야 한다.


넷, 현금도 아니고, 카드도 아니고 QR코드


 중국은 신용카드를 쓰기 좋은 나라가 아니다. 신용카드 복제의 염려도 있지만, 멀쩡한 신용카드가 작동을 안 해서 애먹는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봤다. 불편한 건 현금도 마찬가지다. 상점에서 가장 고액권인 100위안(17,000원)을 냈는데 잔돈을 거슬러주지 못해 옆에 친구에게 잔돈을 빌린 적이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돈을 내고 거래를 할까!


 다들 QR코드를 찍는다. 중국의 아마존, 알리바바에서 만든 ‘알리페이’, 우리나라 카톡 같은 위챗에서 만든 ‘위챗페이’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대중교통도 그렇고,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고, 거리에 전기 자전거를 이용할 때도 QR코드만 찍는다. 불행히도 중국 내 계좌가 없으면 이용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용해보지는 못했다!


QR코드를 찍는 기기

다섯, 컴퓨터와 휴대폰 그 사이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부터 태블릿을 사용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는 갤럭시 탭을 사용했고, 현재는 아이패드를 사용 중이다. 회사 업무에 쓰긴 하지만 태블릿의 편의성이 어떤 지점에 있는지 모르겠다. 모바일은 항상 손에 있고 쉽게 접근 가능한 장점이 있고, 노트북은 정밀한 작업을 할 때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요즘 노트북은 너무 가볍게 잘 나오니깐 내 삶에서 태블릿의 존재를 까먹기도 한다.


 그런데 중국은 태블릿을 폭넓게 활용을 잘한다. 중국은 거의 모든 식당에서 점원들이 태블릿으로 주문을 받는다. 움직이지 않아도 주방에 주문을 넣을 수 있고, 중국어를 모르는 우리에게 태블릿으로 음식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즈니스가 일어나는 접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단점으로는 손님도 주문내역을 훔쳐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평양 옥류관 북경 분점에서도 태블릿으로 주문을 받았는데 살짝 훔쳐본 바에 의하면 나는 ‘조선족’ 손님으로 표기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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