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콴 Mar 18. 2020

​신약 하나에 약 1조 원, 제약업계는 수익성이 좋을까

3월 3일, JAMA에 게제된 논문 중심으로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부산교육대학교 앞에서 레코드방을 했다. 지금은 사라진 업종인데 LP판과 각종 가요가 믹스되어 있던 테이프를 파는 곳이었다. 너무 어렸을 때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주말 동안 TV나 라디오에서 노래 제목과 가수를 기억해서 손님들이 찾는 통에 월요일이 가장 붐비었다. 이후에는 철 지난 경양식 집을 운영했고, 역시나 잘 안되었다.


 우리 가족은 낭만적이기는 했지만 가계 경제에는 그다지 밝지 않은 업종을 택했다. 그런 경험의 축적이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취업을 해야 할 때도 어떤 회사를 가는 것보다 '어떤 업계'를 택할지 고심했다. 업계 전체의 파이가 커져야 내가 먹을 수 있는 파이도 클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2014년도부터 제약업계에 발을 딛었고, 한 번의 이직이 있었고, 여전히 제약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당시 내 선택이 맞았을까, 제약업계는 정말 유망한 업계였을까?


제약업계는 수익성이 좋은 편이지만 R&D 비용이 핵심


 3월 3일,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제약회사들과 다른 일반 회사들 간의 수익성을 비교한 논문을 실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S&P500에 포함된 35개의 대형 제약회사와 357개의 일반 회사들을 비교하였다. 회계보고서에 기입된 매출총이익(gross profit: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함), 이익(net income: 세전이익에서 법인세비용을 제함)으로 평가하였다.

 

 2000년부터 2018 년까지 35개의 대형 제약 회사는 누적 매출 11.5조 달러, 매출총이익 8.6조 달러, 순이익 1.9조를 올렸다. 반면, 357개의 일반 회사는 누적 수익이 130.5 조 달러, 매출총이익 42.1조, 순이익 9.4 조 달러를 기록했다.


 대형 제약 회사들은 S&P 500 대부분의 회사보다 수익성이 높았다. 에너지 분야 같은 다른 연구 기반 회사들과 비슷한 수익성을 보였으며, 구글이나 애플처럼 TECH기반 회사들보다는 낮은 이익률을 보였다. 


 이변량회귀 분석 모델로 분석해보면, 제약 회사의 연간 평균 매출총이익은 S&P500 회사들보다 매출 총이익률은 76.5 % vs 37.4%, 순이익률로는 13.8% vs 7.7%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R&D 비용을 공개하는 회사로 규모와 연도를 컨트롤하는 회귀 모델로 분석해보면 차이가 작아진다. 6.1% 차이를 보였던 순이익률이 3.6%가 되었다.

주황색- 제약 회사의 연간 평균 매출총이익은 13.8%인 것에 비해 S&P500 회사들은 7.7%로 차이를 보였다.


신약이 개발되기까지 드는 비용은 약 1조 원


 제약업계가 수익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혁신적인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에서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할 수 있다. 제약회사는 연구 집약적인 방법으로 오랜 기간 동안, 상당한 자본을 배치해야 한다. 많은 투자비용이 들어가면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라 투자자들의 압박을 견뎌내야하는 것도 회사의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얼마나 돈이 들까? 이전까지 신약 개발 비용은 논란의 대상이었고, 어림잡아 3 억 3,800만 달러에서 28 억 달러 규모로 추정하곤 했다.


 위의 논문과 마찬가지로, JAMA에서 3월 3일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연구 개발 비용의 추정치를 제시했다. 2009년과 2018년 사이에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승인한 신약은 355개였고, 47개의 제약회사들이 개발했다. 실패한 R&D 비용까지 합산하여 신약 한 개당 투자된 연구 개발 비용은 9억 9천 9백만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 원 정도이다. 치료 영역별로 나눠보면, 신경계 약제의 경우 약 7억 7,580만 달러, 항암제와 면역조절 약제는  2억 2,710 만 달러였다.


참고문헌: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article-abstract/2762308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article-abstract/2762311


매거진의 이전글 7만 명 중국발 데이터로 보는 코로나바이러스-1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