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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콴 Oct 11. 2021

우리 동네 코로나 임팩트,
지도로 보기!

지역사회 건강조사, 수도권 중심으로

 보통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 건강조사'라는 이름으로 건강 데이터를 모은다. 하루에 얼마나 걷는지, 안전벨트를 매고 운전하는지, 아침밥은 먹는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했는지 등 일상생활부터 구체적인 건강행태를 조사한다. 이런 조사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흡연율이나 비만율 등을 산출하고, 산출된 지표로 지역별 격차를 확인하거나 보건 정책을 평가하고, 계획하는 데 쓰인다.


 전국 255개 보건소에서 한 곳당 약 900명을 대상으로 하니 아주아주 모집단이 큰 대규모 조사이다.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고, 2020년 조사의 결과는 올해 6월에 발표되었다. 모든 정보는 공개되어 있어 본인이 살고 있는 시/군/구 단위로 확인할 수도 있다. (지역사회 건강조사 홈페이지, https://chs.kdca.go.kr/chs/main.do)


음주/흡연 줄었으나 지역격차 존재


 지역사회 건강조사를 시행하는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2020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과 흡연, 음주 등의 건강행태는 개선되었으나, 신체활동, 정신건강은 악화한 결과를 보였다”며 “특히 흡연율, 음주율 등 건강행태 관련 지표의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나타나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해소를 위한 정책 및 사업이 지속 추진되어야 한다”라고 총평했다.


 2020년에 조사된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은 2019년 59.9%에서 2020년 54.7%로 소폭 하락했다.


 또한 흡연율은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2020년 19.8%로 처음 10%대를 기록했다. 남자는 36.6%로 2019년 37.4% 대비 0.8%p 줄었다. 최근 종영한 환승연애 남자 출연자들 대부분 흡연하였는데 드문 조합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재미써따ㅎㅎ


 지역 간 차이를 보면, 255개 시·군·구 중 월간 음주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북 군위군(29.9%), 가장 높은 지역은 경남 창원시 진해(64.8%)였다.


 흡연율은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10.1%),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 증평군(29.3%)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반영하기 위해 설문 내용을 추가했다. 기존에 흡연 여부를 확인한 문항에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확인하였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신체활동/음주/흡연 줄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인스턴트 음식 등 섭취가 늘었다' 같은 문항이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음주가 줄었다... 광명, 의정부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새롭게 추가된 코로나 관련 질문 중 4가지를 뽑았다. QGIS 프로그램을 통해 음주, 흡연, 신체활동, 인스턴트나 탄산음료 섭취에 대한 데이터를 지도를 만들었다.


 먼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음주가 줄었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은 지역일수록 진한 색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가장 진한 색으로 표시된 광명시(64.2%), 의정부시(60.1%)는 음주가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60% 이상이다. 반면, 가장 연한 색으로 표시된 양평군(29.8%), 광주시(28.4%)는 음주가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20%대였다. 


 서울 중심에 속한 중구, 용산구, 성동구는 음주가 줄었다는 답변이 30%대였고, 마포구, 서대문구, 서초구, 관악구, 송파구, 강동구 등은 40%대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음주가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많을수록 진한색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흡연이 줄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흡연이 줄었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적은 지역일수록 옅은 색으로 표시된다. 관악구(7.7%), 동작구(7.7%), 영등포구(6.8%), 강서구(7.8%), 일산서구(7.6%)는 코로나19 유행으로 흡연이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비교적 적었다.  


반면, 인천 남동구(47.6%), 서대문구(31.2%), 과천시(34.7%), 광명시(34%)는 코로나로 흡연이 줄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흡연이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많을수록 진한색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신체활동이 줄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신체활동이 줄었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은 지역일수록 진한 색으로 표시된다. 서울 은평구(70.5%)는 신체활동이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서울 내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답변을 하였고, 종로구(49.8%)와 은평구(70.5%)는 인접지 역임에도 불구하고, 20%p 차이가 났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인 양주시(38.8%)와 용인시 처인구(30.9%)는 코로나로 신체활동이 줄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적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신체활동이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많을수록 진한색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인스턴트식품이나 탄산음료 섭취가 늘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인스턴트식품이나 탄산음료 섭취가 늘었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많은 지역일수록 진한 색으로 표시된다. 성남 분당구(31.3%), 경기도 의왕시(30.1%), 김포시(31.2%), 서울 은평구(31%), 강서구(32.6%)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인스턴트식품이나 탄산음료 섭취가 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외의 서울 지역에서는 20%대로 비슷한 답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성남 중원구(19.5%), 인천 계양구(19.5%), 고양시 일산동구(19.6%), 양주시(16%)는 코로나로 인스턴트식품이나 탄산음료 섭취가 늘었다는 응답이 적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늘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많을수록 진한색


왜 공중 보건에서 GIS가 필요할까?


 지도는 일찍이 인류의 눈을 넓히게 했고, 교류하게 만들었으며, 공간정보를 다른 세대로 전승하게 만들었다. '지역사회건강조사'과 마찬가지로 보통 잘 모르겠지만, 지도는 감염병 원인과 감염 경로를 추적해, 사람을 살리기도 했다. (존 스노의 콜레라의 사례,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804112055015#c2b)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s)는 지도에 다양한 공간 정보와 통계 자료를 시각화, 분석과 해석할 수 있는 도구다. GIS를 활용하면 이런 질문에 답변할 수 있다. 질병은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분포하고 있나? 질병은 지역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가? 어떤 지역 사람들은 가까운 의료시설까지 얼마나 가는가?


 앞에서 언급했던 지역사회 건강조사처럼, 우리의 건강 행동은 지리적 환경에 따라 다르다. 양주시나 용인 처인구는 인구 밀접 지역보다 신체활동이 줄었다고 응답자가 적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건강 행동에 따라 우리의 공중 보건 정책도  달라야 한다. GIS는 보건 정책을 효율적으로, 지역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소화기 지도, 심장충격기 지도, 금연 프로그램 지도는 이미 우리가 한번 즈음 지나쳐 봤음직한 지도이다. 언젠가는 여러 지도들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의료 시설을 이용하는 데 장애물을 걷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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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25760#home

의학신문,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7616https://www.cdc.gov/gis/index.htm

경향신문,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804112055015#c2b

CDC, https://www.cdc.gov/gis/index.htm

질병청 지역사회건강조사,  https://chs.kdca.go.kr/chs/bsnsIntrcn/bsnsSumryMain.do 

Fahui Wang (2020), Why public health needs GIS: a methodological overview, Annals of GIS, 26:1, 1-12,


*위 지도는 2020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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