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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앎 Jun 09. 2020

들어가며.

앞으로, 낫프로

 20대는 따라가기 바빴어요. 더 좋은 회사, 더 나은 학교, 그럴싸해 보이는 나. 나를 움직이는 모든 선택들이 ‘남들 하는 만큼만’이라는 외부 요인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엄청나게 뭘 이룬 건 아니에요. 대기업에 들어간 것도, 장학금을 받아 본 것도,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무던히 달렸어요. 세 번째 직장으로 진화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뿔싸! 정신 차려보니 나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땅바닥만 쳐다보면서 전력질주했더라고요. 맞아요, 저 지금 길을 잃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뭘 했는지 돌아보려고요. 흘러갔던 과거를 잡아서 앞으로는 어떻게 달릴지 계획 짜는데 써먹어 보려고요.

 앞으로 발행할 모든 글은 저의 20대와 30대 초입의 순간과 시간이 담겨있어요. 일도 일상도 관계도 그리고 나도. 저를 이루는 많은 것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면서 찬찬히 뜯어보려고요. 특히 ‘일’에 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요. 어른이 되어보니 제 삶을 관통하는 가장 큰 고민은 ‘일’이더라고요. 무슨 일을 할까, 이 일이 맞나부터 시작해서 나 나름 ‘직장인’인데 프로가 맞나에 대한 의문, 그럼 프로는 뭐지 하는 원론적인 고민까지. ‘일’을 본격적으로 마주했을 때 치열하게 고민하고 좌절했더라고요.

 그래서 ‘일’을 돌아보고 일을 둘러쌌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려 해요. 직장인은 아니더라도 직업인으로서 일은 계속해야 하니까요. 아무튼 여기까지 들어와 스크롤을 둥글둥글 내리는 여러분의 시간이 아깝지 않기를. 그리고 제 글이 당신의 순간과 시간에 조그마한 인상으로라도 남기를 바랍니다. 그럼 환영합니다. 제 시간과 순간에 오신 여러분! :)



 덧붙여.

 기억은 개인적인 것이라 과장도 있고 약간의 허구가 섞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글은 진심입니다. 가장 사적인 내용을 가장 공개적인 곳에 쓰다니 저 지금 엄청 흥분돼요. 누구한테도 못했던 이야기도 섞여 있을 텐데 보시는 분들은 행운?! 일 수도 있어요. 원래 사적인 남 이야기 보고 듣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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