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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pr 08. 2024

기생수 더 그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그레이, 넷플릭스, 영화평, 리뷰

기생수 더 그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알던 기생수는 아니다.



#기생수 는 원래부터 워낙 좋아하는 콘텐츠였다.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어렸을 때 만화책으로 다 읽었고 일본에서 만든 실사 영화 두 편도 모두 다 봤다. 동시에 헐리우드에서 카피(?)한 #크레이지핸드 (원제 : Idle Hands)까지 섭렵했다. 그리고 모두 다 아주 재미있었고 만족스러웠다. 그런 상황에서 기생수를 우리나라에서 실사 시리즈로 만들었다?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기생수더그레이 는 한마디로 내가 알던 그 기생수에서는 거리감이 있지만 연상호 감독표 기생수 외전이다. 기생수의 설정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일본 원작 기생수 만화와 영화, 헐리우드의 유사 영화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주인공과 기생 생물 간의 공생에서 오는 유머러스하고 알콩달콩한(?) 잔재미를 중심축으로 인간의 존재 이유 그리고 사회와 조직의 본질에 대한 무겁고 깊은 성찰을 다루면서 기생 생물들의 대결과 액션을 화려하게 펼치는게 앞서 나온 기생수 콘텐츠들의 이야기다. 



반면에 우리나라판 기생수는 주인공과 기생수 간의 재미는 거의 모두 거둬내고 아주 심각하고 진지하게 바꿨다. '기생수'라는 제목이 주인공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기생 생물이 주인공의 한쪽 팔에 기생해서 살기 때문인데, 기생수 더 그레이는 주인공의 얼굴 반쪽을 차지하는데, 이미 여기서부터 기생수라는 제목에 어울리지 않고 주인공과 기생 생물이 실시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무겁고 깊은 성찰에 대한 탐구는 주요 스토리 진행 동력으로 쓰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게만 다룬다. (연상호 감독이 유명해지기 전에 만들었던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이렇게 가볍게만 다룬게 의아할 정도다) 대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캐릭터 간의 갈등구조를 보다 직접적이고 첨예하게 다루면서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스릴에 올인한다. (기생 생물들을 마치 터미네이터처럼 다룬다) 연상호 감독이 매니아 장르였던 좀비 장르를 #부산행 을 통해 상업적으로 균형을 맞춰 대성공했던 것처럼 역시나 매니아 만화에 가까웠던 기생수를 상업적으로 잘 다듬어서 보다 많은 대중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가 알던 기생수는 아니었지만, 기생수 더 그레이는 SF액션스릴러로 재탄생했고 재미있다. 기생수 일본 실사영화들이 대사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고 강렬하긴 했지만 액션 분량이 적은 편이어서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채워줬다. 믿고 보는 배우 이정현은 초반에는 연기톤을 잘 못잡고 오버하는 느낌이었지만 역시나 감 잡은 후 전체 긴장감 유지에 축을 잘 잡아주고, 조연을 맡은 중견 배우들이 자칫 유치해보일 수 있는 영화 설정에 현실감을 더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남여주인공은 각자 캐릭터를 잘 소화해서 몰입감을 더해주거나 감정선 완급조절을 해준다. 



요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습관적으로 시즌1을 공개하면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않고 쌩뚱 맞게 끝내서 짜증이 났었고 더구나 기생수 더 그레이는 시즌1이 6편 뿐이라 더더욱 그렇게 끝낼 것 같아서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깔끔하게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 지어줘서 즐거움이 더한다. 그렇다보니 시리즈, 즉 드라마라기 보다는 5시간짜리 영화처럼 느껴지는데, 몰입감과 긴장감을 유지해줘서 더욱 좋았다. 마지막에 일본판 기생수와도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기생수 더 그레이가 기생수 세계관 안에 있지만 대한민국 기생수라는 것을 동시에 보여준 센스도 좋았고.



시즌1 사건이 마무리 되고 시즌2는 시즌1에서 이어지지만 캐릭터들의 변화가 예상되는데 훨씬 더 강력한 액션을 보여줄 듯하다. 어여 시즌2 제작을 확정 짓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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