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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젤라 Aug 28. 2023

알래스카여행기

앵커리지 1일차

7시간 45분만에 미국 알래스카땅에 닿았다. 방콕이 6시간이니까 이번 여행에서 전세기라 가능했던 얘기다.설레는 맘으로 비행기안 창문을 통해본 알래스카!

순백의 겨울왕국을 예상했건만, 여기도 미국의 여느 도시와 사뭇 다르지 않은 시원한 여름이다.


알래스카하면 떠오르는 첫이미지는 동토의 빙하, 주로북극해를 상상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곳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라는 도시이다. 앵커리지는 북극해보다 사실 태평양에 위치해 있다.

알래스카의 주도는 juneau(주노)라는 도시이다.

일단 여행에 앞서 지리적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


산봉우리가 뾰족한 게 곰이빨이 드러누워 있어보이기도 하고 그냥 한국의 산세와도 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 내가 앵커리지공항에 도착해서 본 첫인상이다.

날 처음으로 맞이한 건 백곰! 알래스카 북극세상에 온걸 실감하게 한다. 푸바오 먼 친척형님이랑 생각하니 반갑기도 하다.

애들하고 흰색옷 입고 북극곰을 한번 생각해보자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인연인지 살다가 북극까지 와본다.

후드호수의 경비행기 수상비행장, 여기서 경비행기는 혹독한 겨울에 먹거리 및 각종 생필품을 위한 이동수단이다. 호수안 정박비가 1억7천인데 이미 대기명단이10년치란다.

상상해보라! 기나긴 겨울날 얼어붙은 땅을 운전해서 이동한다고.

이전의 호화롭게 여겨졌던 ‘경비행기’라는 단어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호품이라는 이미지로 바뀐다. 그도 그럴것이 곳곳에 우리에게는 생소한 air park, air taxi라는 간판이 보인다. 일단 땅이 넓으니 뭐든지 큼직큼직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이다.

달과 해의 공존,

우리도 이런 순간이 있지만 내가 처음으로 도착한 후드호수에서 한쪽에는 달, 또 다른 한쪽에는 해가 떠 있다.

땅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풀냄새가, 공기가 너무 좋다.

여기 사람들은 The air is crispy.(공기가 아삭아삭하다) 이렇게 표현한단다.

바다표범의 창자로 만든 원조 천연 고어텍스,  북극권지도

앵커리지박물관에서 다양한 원주민들의 토산품들을 한 눈에 만나볼 수 있다. 부족별로 의상 및 민속품, 장신구등이 나름 패셔너블하다.

모든 물품들이 자연에서 자급자족해서 실제로 다 직접한땀한땀 만든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고 우리에게는 낯선 북극권지도.

여행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그들의 지도를 보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이다. 왜냐하면 다들 그들이 사는 곳을 세상의 중심, 지도의 중심으로 놓고 만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무엇을 믿고 사느냐, 일종의 신념이 슬로건처럼 전시되어 있다. 엄청난, 때론 혹독한 대자연 앞에 맞선 우리 인간이 오직 살아남기위해 주문처럼 말했을 지도 모르는 이 말,

What you do not see, do not hear, do not experience, you will never really know.(당신이 보지 않고, 듣지 않고, 경험하지 않은 것은 당신은 결코 진짜로 알지 못할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것으로 우리는 진짜 안다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작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울림이 큰 말이다.

부족별 일종의 협동조합같은 네이밍. 이중에 석유터진부족만 벼락부자가 되었다한다.

개썰매본부앞에 세워진 개썰매의 창시자 동상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유명한 개, Balto!

이 친구는 1925년 디프테리아 전염병이 유행할 당시, 알래스카의 혹독한 추위로 모든 운송수단이 끊기자, 개썰매로 Nome이라는 도시까지 약품을 운송한 전설적인 개다.

여기서의 개는 사명의식이 뚜렷하다. 즉 다시 말해, 썰매정도는 끌어줘야 개다!

한여름의 개썰매체험, 진짜 빙하 위 메이저 1군 멋진친구들은 헬기타고 들어가서 610달러다. 우리 마이너 2군친구들은 관광객을 위해 단돈 10달러에 1분정도 개썰매가 뭐다 맛보기체험을 시켜준다.

여기서 쉬고 있는 친구들의 눈빛마저도 정말 “나도 뛰고 싶다!! 나도 끼워줘!! “라고 말하듯 이글거린다.

무리, 군중의 힘이라고 할까

이중에서도 pacemaker (속도조절자)로서 리더 역할을 하는 개가 있다. 모두가 흥분해서 질주할때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녀석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왜 뛰지 않고 있는 개들마저 뛰고 싶어 낑낑거리는지 이해가 됐다. 그들에겐 팀스포츠의 매력, 그 자체였던 것이다.

경비행기체험 대신 다운타운에서 쇼핑을 했다. 어느 나라나 시장체험만큼 그들의 생활문화를 엿보기 좋은 곳이 없는데 여기 사람들은 토요일 주말이라 crowded 라는데 농담인줄 알았다. 평상시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하고 의아했고 밀집된 도시에 익숙한 사람이라 체감으로는 오히려 사람이 많지 않아 쇼핑하기에 적합했다.

여기는 6월말에 푸릇해지기 시작해 7, 8월에 백야를 품은 여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추워지기 시작해 기나긴 겨울을 보내야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동식물 가죽이 장갑이 되고 장신구가 되고 생활용품이 된다.

생 여우얼굴 가죽, 늑대이빨도 목걸이로 나와 있고 생 곰가죽은 950달러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자작나무 공예, 껍질로 바구니, 연필통등을 만든다.

다소 낯설고 생소할수 있지만, 이것이 여기에서만 볼수 있는 여행의 묘미로 생각한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산다. 생존을 위한 공존, 대자연앞에서 생명의 준엄함, 우리는 그렇게 짜여진 먹이사슬앞에서 겸손함과 감사함을 배운다. 그것이 인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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