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2일차
발데즈로 가는 길
이제 앵커리지를 떠나 발데즈라는 항구도시로 가는 여정이다. 지도에서 보다시피, 차량이동이 길다보니 흔히 택하는 일정은 아니다. 앵커리지 근처 랭겔 세인트 엘리어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 미러호수에 왔다. 말 그대로 거울처럼 숲이 호수에 반사되어 오늘 아침은 흐리고 비가 약간 흩뿌려 나름 운치가 있었다.
여기 1년 이상의 주민은 얘, 어른 할 것없이 일인당 1년에 우리돈 약4백만원정도를 주정부에서 준단다. 이유는 엄청난 석유배당금차원으로 지역주민한테 환원하는 정책이란다.
아이가 태어나서 대학입학때까지 모은다면 제법 쏠쏠하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게 아니라 해도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최저생계비는 면하는 나름 안정적인 삶을살 수 있다 보니, 이들의 소일거리는 낚시!
여기는 송어로 유명하단다.
랭겔 세인트 엘리어스 국립공원 방문자센터에서 바라본 마운트산과 활화산인 랭겔산, 오른쪽에 육안으로는오히려 낮아보이는 랭겔산이 왼쪽 마운트산보다 실제 2000피트정도 더 높으며 랭겔산의 꼭대기는 흔히 우리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3대가 덕을 쌓아야지만 볼 수있을 정도로 날씨와 운무로 보기 힘들다 한다.
우리 일행은 발데즈에서 앵커리지로 돌아오는 길에 운좋게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알래스카에서도 농업이 가능할까?
팔머(Palmer)문화센터에서 확인한 양배추와 각종 채소, 베리류(Raspberry)가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6월부터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해 백야 땜에 하루에 20시간이나 햇살을 받아 양배추크기가 어마어마하다. 하나에 약55kg정도. 식당 아주머니가 김장으로 3포기한다면 믿겨지지 않겠지만, 한포기에 팔 한아름으로도 모자랄 만큼의 엄청난 크기의 배추라서 여기서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하루 종일 버스타고 발데즈를 향해 가면서 차창을 통해 본 풍경, 빙하가 녹아 흐르면서 빙퇴석과 섞여 마치 대만 화렌에서처럼 석회암물처럼 회색빛 물이 걸쭉하게 흘려내려온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덤!
구름이 산허리를 감싸듯이 낮게 떠서 운무가 춤을 추듯 차를 따라 온다.
러시아, 캐나다, 알래스카 북극권 나라의 공통점, 바로 이 자작나무숲. 감상도 잠시, 차에서 내려 가까이 가보면, 모기가 엄~~청 많다. 옷으로 꽁꽁 무장했는데도 얼굴로 바로 공격! 모기기피제 필수!
알래스카 북부에서 남부 발데즈항까지 연결되는 석유 수송관. 지진도 있고 원유의 점도가 높아 경사진 내리막길은 지하매설하고, 오르막은 이렇게 지상으로 설치해뒀다.
발데즈로 가는 중 만난 빙하폭포 bride veil fall(폭포의 흩어지는 물살이 신부 웨딩드레스의 면사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같은 이유로 미서부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도 있음)
오른쪽은 horsetail fall, 말 그대로 말꼬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드디어 발데즈에 도착했다. 여기는 이런 큰 대형 트럭같은 suv가 기본, 세차따위에는 관심도 없을 것 같다.
호텔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한 것은 Alaska mammoth tusk(알래스카 맘모스 엄니). 크기가 이 정도인 이빨을 가질 정도면 도대체 실물 크기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호텔 복도에 박제된 brown bear, 여기 사람들 일명 ‘가오‘는 집에 이런 박제 동물 하나쯤 있는 것이란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7, 80년대,아파트로 주거 형태가 변하기 전, 왠만큼 산다는 집에 박제 동물 하나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현지 생활 문화이니 그 이상으로 감정 이입할 필요는 없지만, 이 아이 슬픈 눈을 바라보며, ‘넌 어쩌다가 사람한테 잡혀 이리 됐노’하며 애처롭게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