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애니메이션 <혼자여도 괜찮아> 성우로 한국을 알렸던 순간!
PD가 되기 전, 저는 성우를 꿈꾸던 지망생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TV 만화에서 연기하는 성우분들의 목소리에 반해 자연스럽게 성우가 되고 싶었죠.
16살 때부터 방송을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었어요. 나레이션보다 목소리 연기를 더 좋아했습니다.
성우 지망생 시절 잊을 수 없었던, 한편으론 제 인생에서 가장 뜻깊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작품 더빙이었는데요. 저에겐 단순한 애니메이션 더빙이 아니였습니다.
2012년 겨울. 그 당시 저는 23살, 대학 휴학생이었습니다. 성우 다음으로 PD를 꿈꾸고 있었던 저는
PD와 관련된 대외 활동(인턴 활동)을 경험해보고자 한국문화정보원에서 문화PD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민혜야, 혹시 관심 있니?"
마침 애니메이션 졸업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던 동기 언니가 물었어요.
제가 성우 지망생이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지라 물어봤던 것이었죠.
바로 작품에 참여했던 것은 아녔습니다. 제 목소리가 작품에 어울리는지 테스트가 있었는데요.
음성 테스트는 동기 언니의 교수님께서 확인해보시는 것이었던지라 OK가 나야지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교수님께서는 제 목소리를 좋게 봐주셨고 동기 언니의 애니메이션 졸업작품 성우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시나리오를 받아본 동시에 너무 설렜죠.
나도 말로만 듣던 애니메이션 더빙을 해보는구나.
진짜 성우는 아니었지만, 성우를 꿈꿨던 저에겐 두근두근, 기쁨의 프로젝트였어요.
단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작품 이름은 '혼자여도 괜찮아'. 제목만 들어도 와 닿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느끼는 익숙한 상황 속에서,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의 목소리 연기로 들려주다니!
작업은 건국대학교 녹음실에서 진행했습니다. 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이었는데 4시간 동안
녹음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1인 다역으로 했었는데 매우 재미있었어요! 녹음하면서 어찌나 떨렸던지!
애니메이션 더빙 경험도 저에게는 즐거운 추억이면서 잊지 못한 프로젝트였는데 이 작품이,
졸업작품만 그친 것이 아니라, 국내 영화제와 해외 영화제 그리고 TV에 방영하는 날이 오기도 했습니다!
저에게는 그야말로 놀라움 + 뿌듯 그 자체였어요. 참여했던 첫 작품이 이렇게 좋은 반응이 올 줄이야!
더 뿌듯했던 것은 이 작품으로 인해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알릴 수 있었다는 것이 제일 뿌듯했어요.
제 인생에서 정말 손꼽혔던 프로젝트들 중 하나였는데 8년 후 영화 정보에 나오게 되었네요.
지금도 저에겐 참 의미 있는 작품이자, 기억나는 작품!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도 재미나는 프로젝트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작품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성우 지망생 시절, 값진 경험을 준
2012 한국문화정보원 문화PD 동기 언니이자, 뜻깊은 경험을 준 유혜지 감독님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