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디자인』 2024년 11월호(통권 557호) 기고 글
월간 『디자인』 2024년 11월호 [도시를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 2024 디자인 서울 가이드북] 특집 수록 기사의 ‘RT(raw text) 에디션’—매체 편집팀의 손을 거쳐 정식 게재되기 전 버전입니다.
미래를 뜻하는 라틴어 ‘푸투라’와 한옥마을의 조합은 더없이 북촌을 닮았다. 서울 도심에 보존된 옛 가옥들의 터처럼, 예술 공간 푸투라 서울은 북촌의 전통 유산과 푸투라 서체의 모더니즘 정신을 껴안으며 올해 9월 개관했다.
1층 로비와 후원, 2층 전시실과 중정, 3층 테라스와 옥상으로 이루어진 구조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공간을 통하여 맞이하기’라는 철학을 건축으로 구현한 것이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도시를 동시에 머금은 푸투라 서울은 이름과 공간성에 걸맞게 미래 또한 동시성의 차원으로 품는다.
그 상징이 10.8m 높이의 대형 전시실 ‘백 개의 시’다. 전시 하나를 한 편의 시로 여겨 100개의 시를 써 내려간다는 취지로 설계한 화랑이다. 모든 다가올 ‘예정 전시’들은 ‘현재 전시’와 더불어 ‘백 개의 시’를 이룬다.
관람객들의 눈앞에 현현하지 않은 미래의 전시들이 현재성을 획득하는 신비로운 작용. 푸투라 서울은 이렇듯 경계를 무화하고 시공간을 한데 담는 거대한 예술의 그릇을 자처한다. 12월 8일까지 진행되는 개관전 ⟨지구의 메아리: 살아 있는 기록 보관소⟩는 푸투라 서울의 첫 번째 ‘시’다.
푸투라 서울
futuraseoul.org | @futuraseoul
서울 종로구 북촌로 61
화~금요일 9:30~18:00(월요일 휴무), 토요일 9:30~21:00
글 임재훈(작가, 디자인 기고가)
월간 『디자인』
@designhouse_1976 | @monthly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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