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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재훈 NOWer Aug 28. 2024

바이오필릭 일상용품 브랜드 ‘모스’

월간 『디자인』 2024년 9월호(통권 555호) 기고 글


월간 『디자인』 2024년 9월호 [다능인을 위한 페르소나 탐구, 디자이너의 사이드 프로젝트] 특집 수록 기사의 ‘RT(raw text) 에디션’—매체 편집팀의 손을 거쳐 정식 게재되기 전 버전입니다.






‘농구공 대신 야구공을 집어 든 선수’ 석윤이의 SHOW & MOHS


오래전 한 잡지사 편집장이 소설집을 낸 적이 있다. ‘드디어 마이클 조던이 타석에 들어섰다!’라는 당대 유명 소설가의 추천사가 책을 장식했다. 10년 넘게 출판사 북 디자이너로 살아온 인물이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시작한 사건은, ‘농구공 대신 야구공을 집어 든 선수’의 등판과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2018년 석윤이의 ‘모스그래픽’ 오픈, 2021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모스’의 론칭은 그 자체로 국내 디자인 신에 얼마간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모스그래픽은 스튜디오 소개문 등을 통해 ‘오랜 시간 쌓아온 인쇄 노하우와 종이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종이를 활용한 여러 작업과 상품을 선보였다. 책의 형질과 북 디자이너의 손길이 다소간 내포된 결과물이다. 구독형 텍스트 콘텐츠 플랫폼 ‘롱블랙’의 웹사이트 및 비주얼 작업을 기점으로 모스그래픽은 다방면의 영역을 아우르는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다졌다. 종이의 재질 위로 독자적인 색채와 패턴이 새로 놓인 셈이다.


‘색채와 패턴’은 단지 비유적 수사가 아니라 모스그래픽 특유의 스타일이자 전략적 ‘쇼잉’이다. 스튜디오명과 브랜드명의 ‘mohs’는 ‘show’를 뒤집은 것이다. 지금은 브랜드 모스가 ‘쇼 러너’의 역할을 담당한다. 영국 드라이 진 브랜드 ‘봄베이 사파이어’의 운영사 바카디는 올해 여름 진행한 글로벌 캠페인 ‘스터 크리에이티비티(Stir Creativity)’ 참여 아티스트인 모스의 석윤이·정아영을 이렇게 소개하기도 했다. “보여주고 보는 것으로 이야기하며, 상상과 아이디어가 실물이 되는 디자인을 하고자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는 모스그래픽, 아티스트다운 창의성을 추구하는 모스. 그러나 아예 동떨어져 있지는 않은. 모스그래픽이 본업, 모스가 사이드 프로젝트이기는 하나 행성과 위성의 관계처럼 스튜디오와 브랜드가 나란히 돌아간다. 클라이언트에게 채택되지 않은 시안들이 발전·확장되어 브랜드 자산으로 쌓이기도 한다. 현재 모스의 브랜드 매니페스토는 다음과 같다.


‘자연을 담은 컬러와 그래픽을 통해 표현의 즐거움을 보여주고자 하며, 오랜 시간 쌓인 디자인 노하우와 섬세한 제작 과정을 통해 일상을 밝히는 독창적인 제품들을 만듭니다.’


요컨대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추구하는 일상용품 브랜드로 모스를 이해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화학물 없는 폴리에틸렌 섬유 타이벡을 사용한 ‘모스 미니 타이벡 파우치’, 국제삼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모스 레이어 캘린더 2024’ 같은 제품들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잘 나타내준다.


물론 소재의 친환경성 못잖게 제품 자체의 시각성, 즉 모스가 주력하는 색채와 패턴 또한 폴 스미스의 시그니처 스트라이프와도 같이 브랜드의 순간 현저성(momentary salience) 제고를 위해 주요히 다뤄지는 부분이다. 봄베이 사파이어의 ‘스터 크리에이티비티’ 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굿즈, 뉴욕현대미술관(MoMA) 디자인 스토어 재팬에 공식 입점한 코스터 시리즈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까지 겨냥한 브랜드 모스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전략을 짐작케 한다.


모스

온라인 숍 / 메인 사이트

@mohs.official


글 임재훈

― 시각 디자인 및 영화 분야 자유기고가

@nowing_jh

portfolio 2011~2024


월간 『디자인』

― 발행사 디자인하우스 / 콘텐츠 플랫폼 디자인플러스 / 온라인 숍 

@designhouse_1976 / @monthlydesign


월간 『디자인』 2024년 9월호 5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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