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경제(Token Economics) 설계를 위한 기초
토크노믹스는 토큰(Token)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다. 즉, 토큰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의미한다. 토크노믹스는 역사가 짧은 만큼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진 않는다. 하지만, 토크노믹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발전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토크노믹스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작동한다. 탈중앙화는 참여자의 행동을 강제할 수 있는 중앙화 된 주체가 없기 때문에 토크노믹스 설계 시 더욱 정교한 행동 규칙과 인센티브(보상)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흔히, 토크노믹스를 단순한 인센티브 보상 시스템 설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은 모델은 인플레이션 증가와 이에 따른 토큰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현재 존재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토크노믹스 설계를 100% 옳고 그름의 문제로 인식할 수는 없다. 토큰노믹스는 프로젝트가 가고자 하는 생태계의 방향에 따라 일정부분 trade-off로 다가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크노믹스를 잘 설계하기 위해서는 최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항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토큰을 특정 결제 또는 거래가 가능한 ‘포인트’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토큰은 단순 ‘결제(Payment)’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유틸리티토큰(Utility token)은 해당 프로젝트(생태계) 내에서 특정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발행된 토큰으로 결제뿐만 아니라 할인(Discount), 정보 및 서비스 접근(Access)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될 수 있다.
거버넌스 토큰(Governance Token)은 해당 프로젝트(생태계)의 정책 결정 또는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토큰으로 주로 투표(Voting)에 사용되며, 프로젝트에 따라 직접 투표, 위탁, 소각 등 다양한 방식의 투표 형태가 존재한다.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은 기업의 주식과 비슷한 형태로 발행된 토큰으로 유가증권과 같이 특정 프로젝트의 지분을 의미하며 보유에 따라 수익 또는 자산의 일부를 배당 받을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이 밖에 NFT(Non-Fungible Token)라 불리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 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의 ‘원본 증명서’라 할 수 있는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데이터에 별도의 고유값을 부여해 디지털 자산의 원본과 그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토큰의 용도의 경우 한 종류의 토큰이 모든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 역할에 따라 하나의 프로젝트에 복수의 토큰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토큰의 가치는 매우 복합적인 요소로 책정된다. 토큰을 구매 또는 소유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가치의 책정이 달라지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거시적인 발전 방향에 따라 토큰 가치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지기도 한다.
단순하게 접근할 경우 '수요와 공급(Supply and Demand)'이라는 시장 원리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데, 공급이 일정할 때 수요가 증가하면 가치가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가치가 하락한다. 수요가 일정할 경우 공급이 많아지면 가치는 하락하고, 반대의 경우 가치가 상승한다.
토큰의 가치는 매우 복합적인 요소로 책정된다. 토큰을 구매 또는 소유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가치의 책정이 달라지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거시적인 발전 방향에 따라 토큰 가치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지기도 한다.
단순하게 접근할 경우 '수요와 공급(Supply and Demand)'이라는 시장 원리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데, 공급이 일정할 때 수요가 증가하면 가치가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가치가 하락한다. 수요가 일정할 경우 공급이 많아지면 가치는 하락하고, 반대의 경우 가치가 상승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토큰의 가치를 평가할 수도 있다.
결제, 할인, 접근 등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항목이 많다며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으로서의 가치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프로젝트의 성장에 따라 토큰 홀더의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면 해당 토큰은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으로서의 가치는 높아지며, GGM(Gordon Growth Model)과 같은 다양한 가치 평가 공식에 따라 토큰의 가치를 예상할 수 있다.
프로젝트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생태계 빌더로서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면 해당 토큰은 거버넌스 토큰(Governance Token)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규제, 경쟁 상대. 네트워크(생태계)의 규모 등에 따라 토큰의 가치는 변화하지만, 큰 그림에서 수요와 공급 원리를 중심으로 상황에 맞는 활용 가치에 따라 토큰의 가치는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토큰의 분배(Token Distribution)는 토큰의 합리적인 분배와 공급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 토큰은 분배는 보통 투자자, 팀, 생태계 조성, 운영비, 보유금, 채굴 등으로 나뉘지만 디파이(DeFi), NFT, 메인넷 등 프로젝트의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분배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다수 토큰의 통화량은 시간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통화량의 증가는 화폐로서의 가치를 하락시키기 때문에 토크노믹스 설계에서는 (1)공급(발행) 속도를 줄이거나, (2)수요를 높이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토큰의 공급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는 아래와 같다.
반감기 설정(일정 기간에 따라 보상이 줄어드는 기간)
스테이킹(락업) 베네핏을 통한 유통량 감소
토큰 보유(홀딩)에 따른 추가 이득 제공 등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토크노믹스 설계의 가장 흔한 오류는 인센티브(보상)에 따른 토큰 발행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토큰의 발행에 맞는 적절한 소각(Burn)의 설계가 없다면 토큰의 가치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지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토큰의 소각은 토큰 유통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우리가 현실에서 사용하는 돈은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한다고 돈이 사라지지 않지만, 토큰의 경우 설계에 따라 토큰이 사용되면 없어지는 형태로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젝트의 토크노믹스 설계가 사용자가 사용한 토큰의 일정 부분이 소각되는 구조라면, 유저의 서비스 사용량 증가에 따라 토큰의 공급이 줄어들고,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토큰의 유통이 줄어드는 것임으로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토큰의 가치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자. 서비스의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네트워크(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모델에서는 서비스 사용이 늘어날수록 소각되는 토큰의 수량이 증가한다. 많은 양의 토큰이 소각될수록 토큰의 공급은 줄어들어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며 이는 ‘네트워크의 성장=토큰 가치 성장’이라는 형태로 인식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토큰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토큰의 소각만 계속된다면 결국 사용할 토큰이 남아 있지 않아 토큰 사용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것이다. 단순한 공급 감소로 인한 토큰의 가치 상승은 난센스라고 할 수도 있다.
토큰을 사용하려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공급이 줄어든다고 해도 가치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가치의 상승이란 수요에 비해 이를 충족시키는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발생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블록체인 트릴레마(Trilemma)란 확장성(Scalability),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보안성(Security)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일컫는다.
토크노믹스 설계에서도 여전히 트릴레마가 존재하는데 확장성과 보안성의 균형이 필요하다. 최근 거래 속도와 같은 확장성에 집중하는 추세지만, 이는 반대로 네트워크 안정성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여러 프로젝트의 해킹 사건은 확장성 추구만이 정답이 아님을 인지시켜준다. 토크노믹스 설계 있어 프로젝트의 핵심 근간을 우선적으로 철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은 간단하게 토크노믹스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 정리를 해봤다.
(1)토큰의 용도, (2)토큰의 가치, (3)토큰의 분배, (4)토큰의 소각, (5)트릴레마 이밖에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토큰 경제를 설계하거나 투자를 고려할 때 이 다섯 가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고려하길 바란다.
블록체인 생태계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토크노믹스의 설계 역시 블록체인 생태계의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것이 시장에 참여하는 우리가 늘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자, 우리가 블록체인 생태계를 사랑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