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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드디어 첫 성과를 만들어내다!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끊임없는 제안, 설득, 거절, 혼술의 바퀴가 매일매일 굴러가던 12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벌써 4개월째 아무런 진전 없이 그저 끝없는 써칭만 하고 있었습니다. 눈앞에서 잠깐 스쳐간 요약본 이력서의 잔상이 눈앞에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왜지? 왜 계속 잔상이 남는 걸까?



페이지를 다시 앞으로 돌려서 그분의 요약본 이력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상세 이력서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이직이 없는 외길만 걸어오신 기술영업 시니어였습니다. 다만, 최근의 경력 공백이 있어서 분명히 고객사에서는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기술영업 경력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다시 그분의 상세 이력서를 보면서 이분에게 제안을 할지 말지 고민했습니다. 분명히 경력 공백으로 서류조차 통과가 어려울 것 같았지만,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이 차고 넘쳤습니다. 일단 제안을 했습니다. 제안에서 그분이 거절하면 거기서 끝이기에 큰 기대 안 했습니다. 하지만, 제안을 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그분이 제안에 수락하셨습니다. 일단 그분과는 문서가 아닌 육성으로 대화가 하고 싶었습니다. 장단점이 명확하신 분이기에 직접 통화를 하면서 이분의 장점을 더 끌어내고 싶었습니다. 제안에 수락을 하셨기에 전화번호가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이라면 회사와 포지션에 대한 상세 내용을 메일로 보냈겠지만, 이분에게는 일단 전화를 드렸습니다.



OO님 맞으시죠? 제안드린 포지션에 수락하셔서 이렇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분과 저는 나이차이도 그리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진솔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력서에 나와있지 않은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고객사에게 어필할 포인트를 설정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보완을 요청드렸습니다. 그분은 빠르게 회신을 주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저의 시간이었습니다. 빠르게 고객사 추천 절차를 거쳤습니다. 놀랍게도 고객사는 이력서를 수신하자마자 바로 서류 합격을 알려주셨습니다. 통상 이력서를 검토하는 기간은 1~2주가 소요됩니다. 그러니 이력서를 송부하여도 일단 기다려야 하는데, 추천드리자마자 바로 서류합격이 되었습니다. 인연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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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다음 주에 면접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면접 역시도 면접이 종료된 이후 바로 그날 합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합격자는 탄생했습니다. 4개월 동안 기약 없는 제안과 거절 속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2025년 1월 2일 자로 입사가 확정되었습니다. 힘들고 괴로웠던 2024년이었는데, 2025년은 새해 벽두부터 좋은 소식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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