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R님을 통해서 새롭게 만나게 된 기회는 제가 얼마 전 생각했던 파트타임 HR팀장 구독제 그대로였습니다. 한 기업이 있는데, HR분야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부의 인력투입이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외부에서의 영입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HR운영 등 행정업무를 맡은 것이 아니기에 굳이 풀타임까지는 필요 없었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하던 HR 팀장 구독제 모델이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제가 좋다고 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일단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R님에게 긍정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미 제 이력서는 지난번 면접을 보았던 기업 때문에 보내드렸기에 제가 추가로 특별히 더 해야 할 일은 없었습니다.
어떤 스타트업인가요?
말씀해 주신 기업의 상황과 여러 가지로 판단해 보았을 때 저는 당연히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질문을 드렸는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OO언론사입니다.
네?
순간 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대한민국에 몇 없는 전국종합일간 언론사. 역사와 전통의 언론사. 이름만 들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바로 그 언론사였습니다. 이 언론사의 이름을 듣는 순간 저는 망설였습니다. 과연 내가 그곳에 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역사와 전통이 켜켜이 쌓인 조직이기에 내부의 HR 시스템 또한 상당한 내공이 쌓여 있을 텐데 그에 비하면 저의 경험과 경력은 매우 미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것을 보고 R님은 일단 오늘은 이 정도까지만 얘기하고, 다음날 다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논의를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 통화에 세상의 뒤바뀌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그저 입에서 되뇌던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저 저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는데, 저에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려 하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날밤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기회는 사람으로부터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