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살고 있다
5년전 오늘
비트코인에 빠져
블록체인 보고서를 썼던 5년전
바로 그때부터
나무 밑에서 책을 읽다
토끼굴에 떨어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살고있는 것 같다.
죽지 않는 모든 경험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생각해왔지만
지난 5년의 경험은 정말 너무도 묘해,
비트코인을 몰랐더라면
어땠을지
가끔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간다해도 난
이 길을 택했을 것 같다.
외고를 가고싶었는데
과학고 시험에 떨어지고
중3 담임이
열매는 너무 관심사가 다양해서
공부에 집중을 못한다고
한가지에 집중하게 해야한다 했는데
그말씀, 지나고 생각해봐도 참 맞는 말이었다.
하나에 집중했더라면
지금보단 잘했을텐데
두루두루 호기심이 과해서
결국 이상한 나라에 들어와버렸다.
수학 영재원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귀염둥이가
수학은 됐고
작곡 영재원에 도전해보겠다는데
이 아이는 나보다 더 관심사가 넓은 것 같아
이걸 다 응원해주는 게 나을지
아니면 하나만 잘하라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페북에 들어갔더니
5년전 비트코인 보고서 쓸 때의 내가 나온다.
내가 뭘 어찌한다고 아이의 성향이 바뀌겠나,
그냥 하고 싶은 거 해보게 해야지.
이러나 저러나 성공이란 건
하늘이 주는 선물 같은 거고
반드시 재능이나 노력과 비례하는 것이 아닌 터
이상한 나라에 살면 좀 어때
잘나가지 못하면 좀 어때
이러다 토끼가 또 나타나
더 재미난 새로운 세상에 데려가 줄런지도 모를 일
귀염둥이를 응원하며
나도 그냥 재미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오늘 일기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