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의 내적 동기, 기회, 그리고 세계관
돈 때문이다(BBC 2024).
“Money,” he answers, without hesitation.
2008년부터 구상하여 10년이 넘게 꿈만 꿔 왔던 작품을 본인의 드림팀인 미술 감독 채경선, 편집 기사 남나영, 제작자 김지연과 함께 만들었다. 각본과 감독을 동시에 수행하며 500분가량의 9부작 드라마(영화로 치자면 4편)를 치아 9개를 뽑히며 찍었다.
하지만 계약은 계약. Netflix는 황동혁과 <오징어 게임>에 투자하며 저작권을 100% 소유하는 조건으로 제작비를 지원했고, 제작사 싸이런픽쳐스는 제작비(253억)의 120~150% 수준을 보상받았다. 제작비 절감으로 인해 1편 대부분에서 이병헌은 목소리만 썼고, 권유준이 실제 연기를 맡았다. 공유 역시 카메오 수준이다.
Netflix의 Historical High를 찍었고, 한국인 최초로 에미상(제74회,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받았지만, 거칠게 추해 보면 황동혁은 3~5억의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큰 돈이지만 또 작은 돈이다. “그래서 시즌 2 제작이 시즌 1 성공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는 그의 농담 같지만 진심이 담긴 말과 ‘돈’은 현실에 살고 있는 황동혁의 가장 중요한 내적 동기이다. 456명의 참가자 모두가 자발적으로 게임에 참여했던 것처럼.
하지만, 뛰어난 상업 예술가인 그는 단순히 돈에 그치지 않는다. 돈은 무엇을 주는가? 돈은 기회를 준다. 그는 Netflix라는 무대를 철저히 활용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한다. 마치 “나는 이럴 자격이 있다.”라고 전세계에 외치는 것처럼.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으로 1998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자리에서 “I'm the king of the world!”라고 투박하게 외쳤다면, 황동혁은 더 간단명료하게 “Money”라고 Dry 하게 표현한다. 동시에 잭 도슨(디카프리오)과의 어떠한 링크도 없는 카메론과는 달리, ‘쌍문동’과 ‘서울대’라는 본인의 페르소나를 절반씩 성기훈과 상우에게 섞어 작품에 심는다. <타이타>은 제임스 카메론의 대표작이지만,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의 인생작인 이유다.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않은(90학번 황동혁에게는 큰 의미이겠지만), 이미 고인이 되어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삽입하고 아낌없이 제작비를 쓴다. (시즌 3을 포함하고, 개런티를 제외한 금액.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대 제작비인 1,000억) 번역자의 고생은 고려하지 않으며 한국인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문화나 감성(묵은지 김치찌개, 전세 사기)를 담아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어찌보면 자의식의 과잉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기훈이 찾아가게 된 클럽의 이름을 HDH(황동혁?)으로 짓기도 한다. 평생에 남을 에미상 수상 소감마저 “I will be back with Season 2.”로 마무리한다.
“언제나 핵심은 총을 쏜 자가 아니라 총을 쏜 자 뒤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김언수, 「설계자들」)
컨트롤룸. 혹은 VIP들. 또는 설계자.
황동혁이 시즌 2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던진 작은 선물은 금붕어 두 마리를 들고 ‘사이버 고시원’으로 들어가는 황인호(프론트맨, 이병헌)의 피곤한 눈빛과 고시원 책이다. 기훈과 프론트맨이 만나는 지점은 전 시즌의 주제 의식을 관통한다. 왜 우승자는 돌아와 다시 게임을 하고, 또 다른 우승자는 프론트맨이 되는가? 게임은 도구이며, 세계관이 목적이다.
이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누구인가? 언론과 자본인가? 흥미롭게도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언론정보학)을 전공한 황동혁은 언론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의식을 작품에 드러내지 않는다. 이 점이 연상호, 최규석의 <지옥>과 차별점이다. <지옥>이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지옥을 그린다면, 황동혁은 피카소, 고흐, 모네, 르네 마그리트를 활용해 라캉과 J.D. 샐린저를 이야기한다. 시즌 1의 2화에서 황인호의 책상 한 컷에 무려 19초를 써 가며 황인호 혹은 황동혁의 뇌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욕망과 그 상층부에 그 욕망을 통제하는 자본주의 컨트롤룸 구조에서 기훈(현실론적 낭만주의자)과 프론트맨(낭만주의적 현실론자)는 어떤 선택으로 구조를 해석하고 재설계하며 혹은 파괴할 것인가라는 문제만이 남는다. 자본주의 구조에서 인간의 욕망은 무엇인가? 누가 우리를 컨트롤 하는가? 인간과 인간은 무엇으로 관계 맺음하는가? 적은 누구이고 동지는 누구인가? 돈은 무엇인가? 돈은 왜 버는가? 돈을 벌고 나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아니면 동물적 사회에 속해 있는가? 민주주의와 투표는 무엇인가?
자본주의와 돈, 그리고 욕망에 관해 감독이 가진 평생 고민의 결론을 기다리게 만드는 거대한 철학 교과서인 <오징어 게임> 시즌 3를 뜨거운 논쟁의 한복판에 올리기 위해 천재 황동혁은 노이즈를 감수하며 미디어의 가장 오랜 문법인 <To be Continued>를 정점에서 눌렀다. 철저하게 계산된 채로.
⑴ BBC 인터뷰
○ Given the stress it has caused him, I ask hat changed his mind.
= “Money,” he answers, without hesitation.
“Even though the first series was such a huge global success, honestly I didn’t make much,” he tells me. “So doing the second series will help compensate me for the success of the first one too.”
“And I didn’t fully finish the story,” he adds.
https://www.bbc.com/news/articles/cjr41jyz340o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g4l3kzn9dyo
⑵ 한국경제 인터뷰
'오징어게임'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황동혁 감독은 "이렇게 인기를 얻을지 몰랐다"면서 얼떨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미 10년 전에 기획했고, 당시엔 퇴짜 맞았던 아이템이었다"면서 "10년 만에 이 아이템이 수용될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게, 세상이 바뀐 거 같다"고 담담하게 심경을 전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15/0004611112
⑶ JTBC 인터뷰
○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 저는 이 대본을 쓸 때 성기훈과 상우의 모습을 반반씩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그들의 캐릭터와 가족과 역사 제 어린 시절의 역사가 담겨 있거든요. 제가 쌍문동에서 태어났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할머니가 시장에서 장사하셨고, 반지하 방에 있었고, 서울대에 가기도 했고, 제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과 그리고 또 때론 차갑고 합리적인 모습이 두 캐릭터 안에 나누어서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두 명이 전부 다 저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277596?sid=103
⑷ 더빙
https://www.youtube.com/watch?v=ByVXNnA2NmE&t=120s
⑸ 황동혁의 선물
https://www.youtube.com/watch?v=PGEF0lWWZfY
⑹ ‘사이버 고시원’ 내에 있는 황인호(프론트맨, 이병헌)의 책상
https://youtu.be/jCbt1M9KcGQ?si=EX3HDaDWtev48Avz
01:13 피카소 고흐 모네의 그림들
03:28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06:25 주디스 고울드의 ‘분노의 장미’
09:22 자크 라캉의 ‘욕망 이론’
12:51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숫꾼’
https://m.blog.naver.com/kyo122075/222529685752
스포 포함! 해당 리뷰에는 뇌피셜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번 리뷰 포함 여태까지의 모든 리뷰는 그저...
blog.naver.com
http://m.cine21.com/misc/recruit/view/?id=18212
⑺ 시즌 3
이와 관련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황 독은 시즌2의 엔딩에 대해 "처음 시즌 2와 3의 스토리를 썼을 때는 긴 스토리 중 하나였다면서 "원래는 이 스토리를 8~9화에 걸쳐 쓸 계획이었지만, 스토리를 끝내고 나니 10화 이상으로 늘어났고, 한 시즌에 담기에는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2번째 시즌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적절한 지점을 만들고 싶었고, 그런 다음 3번째 시즌으로 넘어가고 싶었다"며 "기훈의 스토리를 보면, 그가 게임을 멈추기 위해 시도한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난다. 첫 번째는 용병을 모아 추적 장치를 설치하려는 시도였고, 실패로 끝난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투표해서 게임을 나가도록 설득하려는 시도였고, 이 역시 실패로 끝난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모아서 반란을 일으키려는 시도도 모두 실패로 끝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의 모든 실패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정배를 프론트맨에게 잃으라는 이 무겁고 무거운 위기로 이어진다"며 "그리고 기훈의 여정을 생각해보면, 저는 그것이 긴 스토리 아크를 따라 멈추고 그에게 약간의 마무리를 줄 적절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세 번째 시즌에서, 엄청난 죄책감과 실패감이 그에게 무겁게 얹힌 상태에서, 기훈은 어떻게 자신의 사명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것이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라고 말해 흥미를 높였다.
총 13회로 구성된 '오징어게임'의 나머지 이야기는 시즌3로 연결된다. 시즌2가 "시즌3를 위한 빌드업" 느낌이라는 점을 완벽히 지우진 못했지만, 지루한 전개가 이어졌다는 혹평은 반대로 억지스러운 전개가 아니었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과연 '오징어게임'의 대서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더해진다.
황 감독에 따르면 시즌3는 내년 여름이나 가을에 공개될 예정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311/0001811028
https://variety.com/2024/tv/reviews/squid-game-season-2-review-netflix-1236250587/
https://www.youtube.com/watch?v=jxH3N-w9Sc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