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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턍규 Feb 26. 2023

리뷰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365일, 24시간. 스마트폰 세상에 사는 것에 관한 고찰

2009년 한 해, IT 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쟁은 바로 “한국에서 iPhone이 몇 대나 팔릴까?”였다.


아이폰 출시 예정인 KT 산하 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아이폰, 몇 대나 팔릴까’라는 주제로 세미나까지 열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김지현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세미나에서 “1년 동안 KT 단독 공급 시 최소 20만 대, KT+SK텔레콤 공급 시 최대 50만 대가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2089775?sid=001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 후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5년 만에, 10년 만에 어떤 세상이 일어났는지...


(번외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을 포함한 통신판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수준이 저 정도이다. iPhone은 통신 3사가 아니라 KT 단독 판매만으로 2010년에 100만 대를 팔았다. 그나마 공격적이라고 했던 전문가가 예상한 20만 대의 5배다. 절대 아무도 믿지 마라.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혹은 소위, 전문가도. 오직 고객과 시장만을 믿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분실한 여자와 그것을 주운 위험한 남자. 남자는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그녀의 삶을 흔들어 놓는다.

https://www.netflix.com/title/81640988


2023년 2월 17일에 Netflix를 통해 개봉한 영화의 한 줄 소개다.


자, 지금부터 생각해 보자. 내가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했고, 잠금 비밀번호가 노출됐다. 그 사이에 스파이웨어가 설치되고, 나의 모든 것이 감시/관찰된다.


여기까지 만으로, 영화의 모든 설정은 끝났다.


물론 기본적으로 스릴러물, 혹은 연쇄 살인범을 다룬 영화이기에 수많은 소재가 잘 배치되어 있지만, 그중 기본은 스마트폰에 담긴 우리의 일상과, 또 일상 속의 비밀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물질세계에 살고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스마트폰 OS 안에 존재하는가. 우리가 그 안에 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면 우리가 그 안에 철저히 담겨 있는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을 준다. 스마트폰이 더 큰 세상인가, 아니면 우리가 더 큰가.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살아지는 것일까?


https://youtu.be/gCpt-eiYoDM


오래 된 영화인 《트루먼 쇼》나, 같은 Netflix Original인 《The Social Dilemma》와 곁들여 봐도 흥미로울 듯하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1254224




영화 《곡성》에서 짧은 등장 시간에도 불구하고 강렬함을 남긴 천우희와 드라마(《미생》)와 영화(《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모두에서 압도적인 몰임감을 주는 임시완의 연기가 무엇보다 돋보인다. 잔혹한 살인 장면의 세세한 묘사가 아니라 천연색의 색감과 경쾌한 BGM도 영화의 밸런스를 잘 잡아 준다.


더불어, 안드로이드 폰의 허술함도 보인다. iPhone이 의도치 않게(?) 간접 홍보된다. (Apple에서 공식 확인해 주진 않았지만, 아래와 같은 루머도 있다.)


https://ytn.co.kr/_ln/0104_202002281455064840


스마트폰이라는 평범하면서도 모든 것을 압도하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깔끔한 영화에 비해서 리뷰가 복잡해졌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 글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면, 바로 당신께)

강추!



p.s.

원작은 일본에서 2016년에 출간된 동명의 만화이다.

다만 소재를 빌려왔을 뿐 Plot은 전혀 다르다.


https://youtu.be/YrLU4xcCM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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