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번 글쓰기
bacalhau
Porto v1
대학교 4학년 때 포르투를 찾은 이후 몇 년 만인지.
여전히 아름답운 석양을 간직한 도시임은 변함 없었다.
# 포르투 숙소
산티아고에서 포르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숙소를 찾아간 일이다.
포르투 버스터미널이 생각보다 외곽에 있어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평일 대낮이었는데도 도심에 정체가 심했다. 그래도 그 덕에 지나가는 사람들, 상점들, 강아지들을 실컷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정체가 없었다면 일일이 걸어가서 봐야 했겠지만 다행히(?) 정체로 인해 걷는 것과 다름 없는 포르투 첫 날이었다.
숙소는 렐루서점, 클레리구스 탑 인근에 있었다. 그 말인 즉슨 완전 사람 많은 곳이라는 뜻이다. 숙소는 큰 공원이 보이는 4층 이었는데, 1층에는 bar들이 줄서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이 되면 수백의 사람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는 번화가로 변했다. 다행히 4층 인지라 소음이 창을 타고 넘어오지는 못했는데, 새벽 내내 광해(빛의 방해)가 좀 있었다. 그래도 나는 한 번 잠들면 잘 깨지 않는 편이라서 숙면을 취했지만 와이프는 밤귀가 밝고 예민한 편이라서 쉽게 숙면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늦게까지 한국에서 넘어오는 연락과 업무들을 정리하느라 신혼여행이 마냥 편치 만은 않았던 것 같다.
# 포르투 첫끼
포르투에서의 첫 끼는 가장 포르투 다운 음식을 먹어 보기로 했다. 그럴려면 가장 포르투 다운 장소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루강 변의 수 많은 레스토랑 중에서, 포르투에서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대구(bacalhau) 요리로 유명한 곳을 찾았다. 한국에서는 맛집을 찾을 방법이 많지만 해외에서 맛집을 찾을 때, '구글맵'의 별점 밖에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에 구글맵을 통해 찾아 봤다. 그 중에서 별점이 높은 몇 곳을 찜해서 네이버 블로그 같은 곳에 올라온 곳이 있는지 봤다. 그 중에 한 곳을 정했다.
가게 이름이 'Bacalhau', 대표적인 로컬푸드와 동명이점인 곳이다. 도루 강 바로 옆에 있어 선선한 강바람과 따뜻한 지중해 햇빛을 식사에 함께 올릴 수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식사를 길게 하는 로컬들과 관광온 여행자들 탓에 바로 자리에 앉을 수는 없었고, 식당 안 일단 자리를 잡고 주문 한 다음에 강가 자리가 나면 옮기기로 했다.
에피타이저로 대구껍질 튀김을 시켰다. 과자 같이 바삭한 식감에 와사비 같은 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 사실상 만선호프에서도 즐길 수 있는 식감이었다.
본요리로는 대구, 조개, 콩 등이 들어간 일종의 탕(?)와 큰 가지를 반으로 갈라 튀긴 돈까스 식감의 가지튀김과 포르투갈 전통수프를 시켰다. 도루강변의 식당에서 강바람을 솔솔 맞으며 풍족하게 식사를 한 덕에 정말 환상적인 포르투를 만낄 할 수 있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다시금 그 날의 점심, 그 날의 그 식당에 앉은 듯한 기분이 드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