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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Utiful Jan 05. 2018

다작만이 미덕일까? 조르주 쇠라

점으로 빛을 재현한 조르주 쇠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대한 화가들을 보면 다수가 다작을 한 사람들이에요.
평생 2만여 점이 넘는 작품을 남겨 기네스에 오른 피카소도 있고,
고흐도 10년여 동안 작품을 활동을 했는데 유화만 해도 860여 점 남겼죠.
(
세상을 떠나기  2 동안에만 70 점의 유화를 완성하기도 .)


그렇다면 다작이 곧 미덕이고 대가의 필수 조건일까라는 궁금증이 떠다니던 중
하나의 예외를 발견했답니다. 바로 점묘법을 생각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쇠라에요.
작가로 활동한 10년 동안 쇠라는 단 7 개의 작품을 남겼어요.
(물론 스케치는 좀 더 많답니다)




사실 쇠라가 작품 활동을 소홀히 해서 7작품 밖에 남기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31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작가로 활동한 기간이 길지 않았기도 했고 그가 창시한 점묘법이 일일이 점을 찍어 색을 탄생시키는 일이어서 굉장히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중노동이었다는 게 그의 과작에 한몫했겠죠.

<A Sunday on La Grande Jatte>,1884,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쇠라가 남긴 7개의 작품 중 대표작 격인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준비에 걸린 시간만 해도 6개월, 완성까지는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20장의 크로키와 40여 점이 넘는 색채 스케치를 했대요.
(사실 무려 스물다섯에 시작한 작품이라고 해서 더 놀람...)
실물이 약 3m * 2m 크기인데, 작은 점을 찍어 그 넓은 캔버스를 다 채워나가기까지
그가 들인 공력이 얼마나 대단했을까요.
쇠라가 사망한 이유를 찾아보면 전염성 후두염, 독감, 결핵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오는 데
아마 점묘법으로 인한 과로도 유병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그가 그린 풍경들은 좋아하지만, 그의 그림 속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정적이고 슬프게 보이는지라 저의 취향은 아니었는데
여러 작품을 둘러보던 중 마음에 드는 걸 발견했어요

<Young Woman Powdering Herself>, 1890 Courtauld Institute of Art, London


자신의 연인이었던 마들렌을 그려서 그랬던 걸까요?
그의 그린 사람들 중 가장 화사해 보이고, 좋은 기운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이 예쁜 그림 뒤에 비밀이 하나 숨겨져 있더라고요.

 
사실은 저 액자 속 꽃이 있던 자리엔 위 그림처럼 쇠라의 자화상이 있었어요.
하지만, 죽기 직전까지 마들렌과의 관계는 비밀이었고, 그를 몰랐던 친구가
우스꽝스럽다고 말하자. 그의 자화상을 꽃 그림으로 덮어버렸어요.
그림 속 연인인 마들렌은 그의 아이까지 낳았지만, 쇠라가 죽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첫째 아들도 같은 병으로 잃고 말았고, 둘째도 출산 중 잃고
자신도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로 유명을 달리하는 등 다소 불행한 삶을 살았대요


다작을 하지는 못했지만 적은 작품으로도 예술사에 이름을 남긴 조르주 쇠라.
그를 보면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매일매일의 점을 찍어나가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거라 다시금 새겨봅니다.
무언가 교훈을 얻고자 한 일은 아니지만,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서치가 이렇게 귀결되는 것도 꽤나 재미있네요.





참고
http://blog.courtauld.ac.uk/gallery/2014/03/28/seurats-secret-self-portrai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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