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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어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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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실장 Mar 14. 2018

Prologue

Practice makes perfect.

posted: Mar. 14, 2018,

updated: Mar. 14, 2018


첫 브런치 글에서 언급했던 대로, 내 첫 토익점수는 240점대였다 (그게 아마 대학교 3학년 때 받았던 점수인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별생각 없이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따라서 시험을 봤었고, 그 점수를 받고서도 자괴감이 든다거나 점수를 더 올리려고 하는 등의 추가 노력은 하지 않았다 (사실 이 시기엔 “전공 공부만이 내 미래를 좌우한다”라고 굳게 믿었었다. 지금은 “전공과 영어가 내 미래를 좌우한다”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인지 졸업반에 들어서자 입사원서를 한 군데도 응시할 수 없었다. 이유는 "토익점수가 없어서!" 그 당시나 지금이나 입사지원을 하려면 토익점수가 있어야 했고, 물론 나도 이 성적표를 확보하기 위해 두세 번 정도 더 시험을 치렀지만 점수는 500점을 넘지 못했고 결국 난 취업을 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자의반 타의반 대학원을 진학하였다 (a.k.a. 도피성 진학.) 하지만 대학원 수업과 전공실습을 진행하며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영어 연습을 할 시간이 없었고, 시간은 어느덧 3학기 차에 들어서게 되었다. 보통 이 시기 즈음부터 대학원생은 취업과 진학(박사과정)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게 되는데, 나는 가정형편상 더 이상의 진학은 좀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취업의 길을 모색했다. 하지만 또 발목을 잡는 건...... 그놈의 토익점수.


솔직히 뭐가 문제인지 그때는 잘 몰랐다. 그래도 나름 고등학교 때까지는 (내신이든 수능이든) 영어점수가 최상위권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취업 원서조차 못 내는 신세가 되었는지 너무나 서럽고 억울해서, 그 해 3월의 어느 날, 하루 종일 방안에 처박혀 펑펑 울었다.


어쨌거나, 나에게 허락된 짧은 시간 내에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묘책은 특정 파트를 집중 공략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들을 닥치는 대로 사서 part 5, 6 만 죽어라 공부했다 (사실상 “외웠다”에 가까웠다.) Listening은 그나마 어느 정도 점수를 받았지만, reading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그 해 7월 시험에서 655점이라는 기적적인(!) 점수를 받았고, 다행히 취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영어를 쓸 일이 전혀 없었고 (한국에서 한국 고객을 담당했으니까), 그 나이 될 때까지 해외로 나가본 적도 없으니 영어 연습을 등한시하는 습관은 계속되었다. 오죽하면 supplier에서 보내온 영문 datasheet를 국문으로 번역해서 보내달라고 했을 정도이니...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 외국계 회사를 다닌 지 벌써 7년이 지났고, 영어로 업무를 처리(전화, 메일, 컨퍼런스 등)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본사에서 한국으로 출장을 오는 담당자들과 한국 고객사 미팅을 나갈 때면 실시간으로 통역을 하면서 회의를 하고, 매달 해외출장을 나가면서 해외 고객사와 업무협의 미팅을 주관하고 있다. 분명히 나는 대학교 졸업반의 "영포자" 였는데......


7년 동안 외국계 회사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관점에서 영어실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많이 자주 쓸 수 있는 환경에 있어야 한다” 는 점이다 (이미 mother language로 영어를 습득한 사람에 대해 논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내가 토익의 달인이라 해도, 아무리 내가 3만 단어를 외우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다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실제로 자주 사용하려면, 그러한 환경에 있어야 한다. 이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얼마나 절박하느냐”에 따라서 성취도가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당장 외국인한테 영어로 이메일을 받았다고 생각해보라. 영어공부하라고 그렇게 잔소리해도 꿈쩍 않던 사람도, 바로 영어사전부터 집어 들게 될 테니...


결론적으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연습”이고,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얼마나 쉽게 꺼내 쓰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두 아이템이 함께 향상될 때 영어실력이 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one of my best quotes (source: www.photobucket.com)


이 매거진에서는 주로 “많이 알기 위한 연습”을 진행할 생각이다. 컨텐츠로는 TED나 Medium의 스크립트를 분석하거나 미드의 일부 대화 부분(가급적 5분 내외)을 분석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연습을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려는 것이므로, 컨텐츠의 양과 질에 대해서는 질책하지 마시라. 그냥 필자가 연습하는 걸 지켜보시면서 가끔 이것저것 얻어가실 수 있는 정도만 되어도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제 글에 대한 좋은 조언이나 따가운 충고 모두 환영합니다. 많은 댓글과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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