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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n 04. 2024

임종체험

웰다잉


 임종체험을 했다. 천안에 있는 백석웰다잉센터를 방문했다. 부천에서 9시에 ‘부천시니어멘토스쿨(부시멘)’에서 일행과 함께 특별한 체험을 했다. 

 이곳은 백석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부속기관의 하나이다. 임종체험을 하는 비용은 무료로 진행된다고 하여, ‘어떻게 무상으로 진행을 할까?’하고 궁금했다. 오늘 이곳에서 설명을 들으니까? 국가에서 이 모든 비용을 지원받는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웰다잉 체험 신청서’를 작성한다. 간단하게 인적 사항을 적는다. 그리고 팀장님이 나와 오늘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설명이 끝난 후에는 영정사진을 찍는다. 영정사진의 예로 배우 김자옥 씨와 정치인 김종필 씨의 영정사진을 보여준다. 밝게 웃는 모습의 사진이다. 그러면서 어두운 사진보다는 밝은 모습의 사진이 살아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찍은 사진은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강사가 보여준 사진은 A4 정도의 크기다. 

 모두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준비를 한다. 사진을 찍기 전에 거울을 보고, 간단하게 얼굴을 만질 수 있도록 머리빗 등의 도구가 준비되어 있다.


 사진을 찍고 나면 센터장님의 강의가 1시간 정도 있다.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개떡같이 산 인생이면 개떡같이 죽을 수 있다. 아무렇게나 산 사람이면 죽는 것도 아무렇게나 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죽는 것도 준비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삶을 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듯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도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병원에서 링거병을 몇 개씩 꽂고 의식도 없이 몇 년을 살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달을 살아도 가족과 함께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

 이런 강의가 끝나면 영정사진을 파일에 넣어서 준다. 영정사진 옆에는 유언서가 있다. 영정사진을 들고 임관체험을 하러 임관체험장으로 들어간다. 강사의 설명을 듣고 난 후에 유언장을 쓴다. 유언장을 쓴 사람이 낭독을 한다. 나도 내가 쓴 유언장을 읽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유언장을 쓰면서 연신 눈물을 닦는다. 


 유언장을 쓰고 난 뒤에 수의(壽衣)를 입는다. 수의를 입고 나면 관으로 들어간다. 관에 들어가서 누우면 관 뚜껑이 닫힌다. 닫힌 관뚜껑 위에 망치질하는 소리가 난다. 어둡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된다. 답답한 공간에서 한참을 있었다. 빨리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에 경쾌한 음악과 함께 뚜껑이 열린다. 이제는 새롭게 태어난 인생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는 멘트가 나온다. 

 일행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떤 젊은 여자가 캠코더로 영상을 찍고 있다. 나를 보더니 인터뷰를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어디서 오셨죠?”

 “이화여대 영상동아리에서 나왔습니다.”

 죽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 간단힌 임종체험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이곳은 무상으로 진행하였지만 후원을 받는다고 해서 후원금을 냈다. 후원금을 낸 사람에겐 엔딩노트란 책자를 주어서 받았다.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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