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
아이폰에 사용하기 좋은 저음이 좋고 음질이 괜찮은 이어폰을 찾고 있었습니다. 물론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이미 잘 쓰고 있어서, 추가로 쓸만한 이어폰을 찾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소니의 WF시리즈를 비롯해, 세일을 자주 하지만 좋은 음질로 소문난 젠하이저 모멘텀 TWS시리즈,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음향회사들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내고 있습니다. 에어팟이 처음 나왔을때 비하면 정말로 무선으로 음악 듣기가 좋은 세상입니다.
아이폰에 사용하기 좋은, 이라는 단서를 달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에어팟 프로 시리즈처럼, 아이폰에서 그냥 잘 되는 이어폰을 찾기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소니의 WF시리즈는 고음질 코덱인 LDAC으로 유명한데, 아이폰에서 AAC로 전달해 듣는 사운드도 여전히 좋긴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원래 소니가 주는 의도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젠하이저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의 이어폰은 심지어 국내 갤럭시가 지원하지 않는 AptX Adaptive 코덱으로 고음질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단종이 된 LG의 폰들을 구하거나, 다른 외산폰을 사지 않는 이상, 그 제품이 주는 원래의 목적과 의도를 듣기가 힘든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그 이어폰들로 듣는 아이폰의 음악이 그렇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제품은 좋은 소리를 내줍니다. 단, 아이폰에 이아폰을 연결해 듣기에는 신경써야 할 겅시 너무 많은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JBL Tour Pro 2 이어폰은 그러던 와중에 눈에 들어온 제품입니다. JBL의 제품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며, 저음이 묵직하고 강한 사운드 특징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지금은 삼성이 하만그룹을 인수하여, 삼성의 음향기기가 되긴 했지만, 뭔가 미국적인 팝 사운드를 잘 들려주는 브랜드 이미지로 잘 자리 잡았죠.
JBL Tour Pro 2는 2023년에 나온 플래그십 이어폰 라인입니다. 10미리 드라이버를 채택해 묵직하고 단단한 저음을 내 줍니다. 특히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소형화가 되면서 드라이버 크기를 줄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JBL은 드라이버 크기를 확보함으로서 중후한 소리를 잘 확보했습니다. AAC코덱을 기반으로 하는 이어폰 치고 전반적인 음질이 매우 좋습니다. 노이즈가 끼거나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하는 문제도 전혀 없습니다. 특히, Hi-RES 고음질 인증을 받았고 (AAC와 관계없이 받은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향후 LC3계열 코덱 업데이트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폰에서 연결했을때, 소리가 매우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기본 사운드도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EQ를 적용할때, 소리의 변화가 의도대로 잘 변하면서, 기본적인 사운드의 품질을 해치치 않습니다. 저는 베이스 부분을 부스트해서 들어봤는데, 굉장히 묵직하고 중후하면서도 민첩한 소리가 났습니다. 정말로 음악을 편하게 듣기에 매우 좋은 이어폰이었습니다.
Personi-Fi라고 사용자의 청각을 인식하여 보정을 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음향 기술을 이용해 개인별 청력을 보완해주는 이어폰들이 있는데, JBL의 Personi-Fi도 음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귀에 듣기좋은 소리를 잘 찾아줍니다.
자체적으로 공간음향도 지원하는데, 에어팟 프로2 같은 제품들과 비교를 했을때는 사실 그렇게 좋은 효과는 아닙니다. 그리고 노이즈캔슬링도 괜찮은 편인데, 요즘 좋은 이어폰들과 비교했을때는 성능이 그렇게까지 좋은편은 아닙니다. 사실 부가적인 사운드적 특성보다, 좋은 음질과 사운드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중요한 점을 하나 빠트렸네요. JBL Tour Pro 2는 케이스에 디스플레이를 달았습니다. 사실 사용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저는 디스플레이가 왜 필요한지는 모르면서 사용중입니다. 에어팟 같은 이어폰들의 케이스를 카라비너 같은것으로 가방에 달고 다니며 액세서리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또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간단한 조작을 하도록 기획을 한 것이었을 겁니다. 특히, 이미지 같은것을 원하는 대로 넣어서 대기화면처럼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노이즈캔슬링 모드라던지, 기타 이어폰 설정같은 경우도 폰의 앱을 열지 않아도 확인하고 컨트롤하게 만든 기능이겠죠. 사실, 이렇게 머리로 이해하면 새로운 기능이긴 한데, 이게 과연 필요한지, 활용도가 높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화면이 없었어도 JBL의 Tour Pro 2를 구매했을 것입니다. 소리가 그만큼 좋고, 아이폰 환경에서 큰 골치 아프지 않고도 음악을 듣기 좋은 이어폰이니까요. 하만그룹이 삼성에 인수되면서 JBL제품들도 괜찮은 가격에 시기적으로 빨리 판매되고 있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괜찮은 가격에 플래그십 이어폰으로 주변에도 추천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JBL로서 지금 수많은 이어폰들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든 차별점을 찾기 위해 생각한 것이 디스플레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가상승은 그렇게 많이 가져가지 않았을 것이고, 케이스가 살짝 커지긴 하지만, 컬러 디스플레이는 정말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한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쉬운점은, 그 디스플레이가 아니더라도, 제품의 탄탄한 기본기가 있어 좋은 이어폰이 되었을 것인데, 오히려 디스플레이가 그런 것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도 이 디스플레이가 어떤 앞으로 나타날 많은 이어폰들의 새로운 흐름을 대변하기에는 기믹에 가까운 해프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거 같습니다.
디스플레이 없이 좀 더 가벼운 제품을 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