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사우스뱅크센터
#3. 강 너머 남쪽에는 재미난 것이 많다 <사우스뱅크센터>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즈강은 서울처럼 강남과 강북이 나뉘어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왔다. 서울의 강남과 달리 런던은 강북이 더 발전되고 부촌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런던의 강남에는 새로운 매력이 있다. 템즈강 강남 중앙에 ‘사우스뱅크’ 지역이 그 곳이다. 2000년 템즈강 이남 개발사업인 ‘밀레니엄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사우스뱅크는 런던의 문화와 여가의 중심지가 되었다.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런던아이’, 영국 현대미술의 중심인 ‘테이트모던’, 유서깊은 영국 연극의 전통인 ‘내셔널씨어터’등 사우스뱅크는 런던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였다.
그 중에서도 사우스뱅크 지역의 대표예술기관은 ‘사우스뱅크센터’라 말할 수 있다. 영국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은 공연장과 미술관, 도서관, 영화관을 비롯하여 다채로운 상업시설과 함께 다양한 야외행사가 연중 함께하는 런던의 대표명소이다. 나 역시 런던 출장에서 귀중한 나만의 하루를 사우스뱅크에서 온전히 보낼 정도로 사우스뱅크는 매력이 넘치는 공간이었고 그 중심에 사우스뱅크센터가 있었다.
사우스뱅크센터는 세계적인 관현악단인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상주단체로 두고 있다. 최근에 런던필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사우스뱅크센터 내 공연장 ‘로열페스티벌홀’에서 협연을 한 바 있다.
사우스뱅크센터는 원래 1951년 ‘브리튼 페스티벌(Festival of Britain)’의 행사장으로 건축되었다. 당시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폭격으로 파괴된 런던에 연주회장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우스뱅크의 로열페스티벌홀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영국의 공연문화를 새로 일으키는 공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헤이워드갤러리, 문학을 다루는 시(詩) 도서관, 그리고 연중개방되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넓고 편안한 공연장 로비공간도 사우스뱅크센터의 다양한 매력들이다.
사우스뱅크센터 건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예술공간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굉장히 건조하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기능주의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장식을 배재한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로 되어 있어 상당히 삭막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삭막한 건물 주변에서 매주 푸드마켓, 중고책시장이 열리고 젊은이들의 버스킹과 익살스런 그래피티도 볼 수 있는 곳이다. 런더너의 일상에서 사우스뱅크는 재기발랄하고 매번 찾고 싶은 소중한 공간이다.
<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user/SouthbankCentre
사우스뱅크센터 유튜브 채널의 홈 이미지는 메인 공연장인 ‘로열페스티벌홀’의 로비 천장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스뱅크센터의 로비는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런던 시민들의 다양한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런던 시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운영되는 국공립공연장인 만큼 다양하게 시민을 위한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을 위한 공연장의 운영철학을 이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상기 관련 링크)
https://youtu.be/Hh5YFaC1Lag (Winter Light)
사우스뱅크센터 첫페이지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희망의 빛을 전달하는 야외 전시인 ‘winter light’를 보여주고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인 사우스뱅크에 생기있는 프로젝션 맵핑을 통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보여주며 covid19를 이겨내려는 희망의 빛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영상 속에서 설명하는 이 작품의 설치작가는 2020년을 ‘darkest year’라고 표현하지만 ‘light’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 영국은 봉쇄되었지만 사우스뱅크를 비추는 이 ‘winther light’를 통해 영상으로나마 영국민과 전세계인을 위로하고 있다.
본 채널의 구독자는 총 2만명이며 채널 개설연도는 2007년이다. 기본적으로 공식 영어자막을 제공한다.
사우스벵크센터 유튜브 채널의 홈화면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Winter Light
•Hayward Gallery
•Meltdown through the ages
•Everyday Heroes
•Among the Trees
•Grace Jones Meltdown
•Festival of Britain
•Nile Rodgers’Meltdown at Southbank Centre
•Robert Smith’s Meltdown
홈화면 주요코너에서 제일 의미있는 단어는 ‘Meltdown’이다. 사전적 의미는 무언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상황인데 주가의 폭락이나 원자로가 녹아버리는 등 부정적이면서 강렬한 상황을 뜻한다. 하지만 당연히 meltdown의 사전적 의미와 사우스뱅크센터는 무관하다.
Metldown은 사우스뱅크센터에서 1993년부터 이어져어고 있는 대표적인 음악축제이다. 매년 6월에 열리며, 단어의 의미처럼 런더너를 음악의 용광로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페스티벌이다. 데이비드 보위, 오노 요코 등 유명 예술인들이 예술 총감독으로서 축제를 이끈 바 있다. 1993년부터 매년 쉼없이 이 축제는 이어져왔는데 딱 2번 축제가 열리지 않은 적이 있다. 2006년은 사우스뱅크 대공연장인 로열페스티벌홀의 보수공사로 인해, 2020년은 너무나 아쉬운 코로나19 상황 때문이다. 이 멋진 meltdown이 2021년은 반드시 재개되길 기원하다. 2020년 예술총감독인 자메이카의 유명 모델이자 여가수인 그레이스 존스가 2021년에도 다시 총감독을 역임한다고 하니 다시 멋진 페스티벌을 기대해보도록 하자.
(그레이 존스 관련 기사)
Meltdown Festival 2020 cancelled over coronavirus - but Grace Jones will curate in 2021 (nme.com)
Meltdown의 명성때문인지 사우스뱅크센터 유튜브 채널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 음악축제에 대한 영상클립이 상당히 많이 업로드 되어 있다. 과거 축제 속 유명 스타의 모습에서 최근의 축제 영상까지 다양한 코너로 Meltdown에 대한 소개를 이 채널에서 하고 있다.
(상기 관련 링크 : 2019 사우스뱅크센터 멜트다운 예술총감독 나일 로저스)
사우스뱅크센터에서 복합문화공간인 만큼 3개의 공연장 외 전통있는 갤러리가 함께 있다. ‘Hayward Gallery’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갤러리는 사우스뱅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중요한 코너로 자리잡고 있다.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갤러리의 전통을 유튜브 콘텐츠에서 만날 수 있다.
다음 소개할 코너는 ‘Festival of Britain’이다. 사우스뱅크센터의 주요 공간들은 본래 1951년 이 축제의 행사장으로 건축된 만큼 이 페스티벌은 사우스뱅크의 역사이기도 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국가 박람회이자 문화행사 Festival of Britain은 사우스뱅크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이벤트이다. 그래서 공식 유튜브에도 코너를 통해 이 페스티벌을 소개하고 있다. Festival of Britain의 1951년 당시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성격의 코너이다.
(상기 관련 링크)
https://youtu.be/m9uGlfvyH0M (Festival of Britain in colur 1951)
사우스뱅크센터를 둘러보며 대한민국 대표 국공립문화시설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이 떠오른다. 국가가 건립을 주도하고 운영방식도 정부재원이 투여되며 수도의 대규모 부지에 들어선 ‘관 중심의 문화공간’이라는 느낌이 짙다. 거기에 삭막한 건물도 서로가 빼닮았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던 사우스뱅크센터는 우리가 생각하는’딱딱한 관변단체’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시민이 사랑하는 대중예술인이 예술감독으로 축제를 이끌고 공연장 로비를 누구나 쓸수 있게 개방하며 공연장 주변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살아있고 생동감있는 공간이었다. 시민이 원하는 복합문화공간은 이래야 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그만큼 사우스뱅크센터은 런던의 핫플레이스인 사우스뱅크 지역의 역할과 어울리게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도 그들의 모습과 닮아 볼거리가 많다. 많은 이들의 방문이 있기를 기대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