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찾은 퀸(Queen)의 마케팅 전략
퀸을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당신은 이미 퀸을 알고 있음을 알려주는 작품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표현하는 말 중에 가장 공감 가는 말이었다.
솔직히 나는 음악을 잘 모를뿐더러, 록음악은 시끄럽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게 된 계기도 퀸이나 음악이 아닌 브라이언 싱어(비록 문제가 있지만)의 작품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모른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친숙한 음악들을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퀸에 대해 몹시 호기심이 생겼다.
영화가 좋았던 까닭도 있지만, 내가 정말 궁금한 것은 '어떻게 오랜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잊히지 않고 사랑받을 수 있는가'였다.(직업병이라고 하자.)
퀸의 다큐멘터리와 라이브 영상, 보도자료 등을 통해 나름대로 정리한 퀸의 마케팅 전략 3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쿵쿵 짝! 쿵쿵 짝! 쿵쿵 짝! 쿵쿵 짝!
이 소리가 나면 관객들은 다 같이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며 떼창을 불렀다.
'Queen-We will rock you(1977)'
이 곡을 만든 브라이언 메이는 '관객들이 다 함께 부르며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만들었다고 한다.
정말 똑똑한 발상이다.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박수를 치며, 발을 구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음악에 삽입하면서,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1) 음악을 언어가 아닌 행동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2) 재미있다. 단순하고 강력한 비트에 맞춰 다 같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음악놀이가 되는 것이다.
공연에서 관객의 참여로 음악을 기억하게 하는 참여형 마케팅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 음악은 응원가가 되고, 수많은 영화와 광고 등에서 패러디되며 몇십 년 동안 회자되었다.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주목해야 한다.
그는 자기 자신을 브랜딩 하는 데에 남다른 소질이 있었던 것 같다.
1) 화려한 무대의상
그는 발레복부터 가죽바지, 츄리닝 등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그의 패션은 워스트 드레서로도 선정되었다.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것과 관계없이 공연장에 온 사람들은 시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2) 긴 머리의 검은 손톱, 짧은 머리의 콧수염
그는 초반에 긴 머리를 고수했는데, 당시 파격적인 검은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녔다.
후반부에는 짧은 머리를 하고 콧수염을 길렀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보인 그의 모습은 곧 그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3) 다리 없는 스탠딩 마이크
프레디는 공연할 때, 다리가 없는 스탠딩 마이크를 들고 다니면서 무대를 휘저었다.
이 마이크는 그의 공연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괴상하다.', '독특하다' 등의 표현은 지금까지 없었거나 형식을 파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대중들이 그를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퀸을 세계적인 밴드로 만든 음악은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Queen-Bohemian Rhapsody(1975)'이다.
발라드와 오페라, 하드록이 드라마틱하게 연결된 이 음악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좋다.
하지만 이 음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 것은 영상이었다.
이전의 프로모션 비디오는 공연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는 구성을 갖추고, 특수효과를 사용하여 시각적 요소가 풍부한 영상으로 프로모션 했다.
이 영상은 최초의 뮤직비디오로 평가되는 동시에, 음악계 관계자들에게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했다.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시각화한 첫 사례이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의 오페라 부분은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아티스트들로 하여금 재생산되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연일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약 4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퀸의 본고장 영국에 이어 세계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sing along)' 상영관까지 운영되면서 새로운 극장문화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거야. 전설이 될 거야."
- 프레디 머큐리
프레디 머큐리의 말처럼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는 다시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이 위대한 아티스트의 파괴적인 파급력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나는 당분간 퀸 음악에서 빠져나오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Live-aid 영상으로 글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