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매실 Nov 07. 2023

왜 콤플렉스가 생길까

갑자기 일기

 콤플렉스를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아, 나만 좋으면 된 거지!'라고 마음속으론 생각하지만 겉으론 눈동자 굴리며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누군가가 나와 다른 사람의 외모를 비교한 이후 외모 콤플렉스가 생겼다. 난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불편 없이 살다가 외모 평가를 받았을 때 거울을 들여다봤다. '진짜 그런가' 생각하다 어느새 콤플렉스가 됐다. 혹시 저 사람도 내 외모를 평가하는 건 아닌지 신경 쓰였고 나도 모르게 상대의 눈을 피했다.


 나의 이런 생각은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로 옮겨졌다. 내 남자친구는 키가 작은 편이다. 처음에는 좋은 부분이 먼저 보였지만 만날 때마다 키가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상대의 매력이 가려졌다. '나도 작은데, 우리를 보면 키 작은 사람들끼리 만난다고 생각하겠지?' 실제로 내 주변 사람들은 이런 생각은 안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한들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자꾸 신경 쓰였다. 외모 콤플렉스가 생기니 끝도 없었다. 난 상대의 매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에 가있었다.  


 콤플렉스와 편견은 왜 생기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사회적 학습이론이 눈에 띄었다. 방송매체나 다른 사람을 모방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다는데. 생각해 보면 친구들 혹은 방송 매체에서 남자 키는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해,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그런 말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평균 키는 이 정도라고 인지해버렸다. 주관적인 거라 평균에 의미 없는 건데. 편견에서 벗어날 방법도 검색해 보니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며 남의 사생활에 간접 하지 말라는 글이 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학습된 거라 글처럼 쉽지 않았다.


 말로 편견을 만들고 매체로 인해 그 말이 퍼져나갔다면 반대로 편견을 없애는 말도 방송으로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물론 어떤 말이 오가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은 있어야겠지만. 이런 고민을 친구들에게 전했을 때 키가 중요하다고 말한 친구도 었었지만 키보다 너에게 얼마나 잘해주는지가 먼저라고 말해준 친구도 있었다. 너보다 크면 된 거지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상관없다고. 그 말들이 위로됐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수 있는데 나 스스로가 콤플렉스 속에 들어가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걸 조금씩 깨달았다.


 한 친구가 예전에 키 작은 사람을 만났을 때 나랑 같은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 당시 친구의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그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 그렇게 따지면 너도 그 사람에겐 완벽하지 않을 수 있어. 그런 거 말고 다른 걸 보려고 해 봐."

 그러게, 나도 완벽하지 않은데. 내가 만나는 사람을 다시 봤다. 장점이 많았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며 미워하는 마음을 모르는 사람이다. 내가 힘들 때마다 내게 찾아와 줬고 내가 듣고 싶은 말들을 해주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굳이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말에 콤플렉스가 생겼고 이로 인해 중요한 걸 잃을 뻔했다.


 콤플렉스가 생기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근데 나도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이랑 똑같았다. 그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남자친구에게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그냥 넉넉하지 못한 내 마음이 미웠다. 지금부터라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그 사람 자체를 보려고 해 봐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요즘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