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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용선 May 02. 2020

안식일

하느님께서는 이레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고 쉬셨다. 그분은 창조를 모두 마치시고 쉬었던 이 날을 축복하여 거룩하게 하셨다. (창 2장 1절부터 4절)


낳다, 번성하다, 퍼지다, 정복하다(kābash), 부리다(rādāh)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명령이 더해졌다. 쉬어라! 히브리어로 샤바트라고 하는 안식일의 핵심 메시지는 7일째가 아니라 '휴식'이다. 신이 축복한 것은 7일이 아니라 휴식이다. 민족을 이루기 전의 히브리 계층에게는 노동 뒤의 공식적인 휴일이란 개념이 없었다. 안식일은 가장 높으신 분으로부터 내려온 사랑의 명령이다. 

중동 지역의 달력으로 안식일은 금요일 저녁 해진 뒤부터 토요일 저녁 해질 때까지이다. 이 시간대는 유대인에게는 중요할지 몰라도 기독교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안식일이 생긴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마르크 2장 27절) 주5일 근무가 정착된 직장이라면 그 직장 구성원에게는 안식일이 이틀인 셈이고, 휴일 없이 몇 개월 일을 하다 한달을 몰아서 쉬는 직장이라면 그 구성원에게는 바로 그 한달이 안식일이다. 정기 예배를 드리는 주일을 안식일인 토요일에 할 것이냐 부활을 기념한 일요일에 할 것이냐 같은 논쟁은 소모적일 뿐 아무 의미도 없다. 


혹시라도 성경에 6일 일하고 7일째 쉬라고 했다며 주5일 근무와 정착을 반대하는 기독교인이 있다면, 시대착오적인 광신의 늪에서 서둘러 빠져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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