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노란 보석
정원에서는
봄꽃들이 행여 경쟁에서 떨어질까
앞다퉈 소란스럽게 얼굴을 내민다
서로 더 예쁘다고 미모를 뽐낸다
향기로 영혼까지 유혹하면서
SNS도 화려한 장식으로 분주하다
지인들 봄소식이 반갑지 않은 건
섞이지도 즐기지도 못하기 때문인가
봄의 교향악에 달팽이관 부푸는데
창밖엔
꽃보다 내 꿀이 달다고 스피커가 유세다
가면 쓰고 오염된 말을 뿜어내면서
향기도 없으면서 가짜 꿀로 유혹하는데
더듬이 없는 꿀벌들이 우루르 날아든다
각자 튀는 연주에 고조되는 불협화음
귀마개로 달팽이관을 닫았지만
심란한 와중에 낙상이 들이닥친다
창을 열고
낙상 덕분에 나는 이렇게 글도 쓰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모처럼 클래식 음악도 들으면서
또 다른 봄의 깊은 맛을 음미한다
이런 봄도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소중한 봄이기에
내 영혼은 아름다워야 하니까
순간,
누군가 죽비로 내려친다
깜짝 놀라 올려다보니
네 이놈 선거 안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