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rofe YU Apr 10. 2017

'Pura Vida'에 관한 고찰

PURA VIDA_033





PURA VIDA
뿌라 비다

 직역하면 '순수한 삶'이라는 뜻이지만 코스타리카에서는 그런 뜻으로 쓰이지 않는다. 코스타리카를 검색하면 뿌라 비다라는 단어도 곧잘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곳에 오자마자 '뿌라 비다'라는 말을 들었고, 이미 그게 인사라는 것을 알고 왔기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뿌라 비다가 실상 인사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하다. 이곳에서는 먼저 인사를 한 후,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는 게 보통인데 인사라기보다는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뿌라 비다가 쓰인다. 이 상황에서는 '문제없다, 다 괜찮다' 이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나이 드신 분들은 정말 자주 쓰시는 것 같다. 물론 젊은 사람들도 쓰기는 쓴다. 재미있는 것은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 'Estar(에스따르)'와도 함께 쓰인다는 것. 예를 들면 '난 괜찮아'를 'Estoy pura vida. (에스또이 뿌라 비다)'라고도 표현한다.

 역으로 괜찮은지 물을 때도 뿌라 비다가 쓰인다. 상대방이 그렇게 물어온다면 괜찮다고, 같이 뿌라 비다를 외치면 된다.



 뿌라 비다는 감사에 대한 답례 표현으로도 많이 쓰인다. 누군가 감사 인사를 했을 때 뿌라 비다라고 받아준다. 보통 거리나 마트에서 누군가에게 뭘 물어보고 고맙다고 인사하면 뿌라 비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에게 뿌라 비다가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제각각 다른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어떤 이는 행복하다는 말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It's OK라고도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절대 부정적인 뜻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혹자는 뿌라 비다가 개인주의의 잔재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쁘게 보자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나만 아니면 돼'쯤 되려나. 그래도 어쨌든 나는 뿌라 비다가 그런 식으로 쓰이는 건 한 번도 못 봤다.



 뿌라 비다. 참 매력적인 말이다. 그래서인지 식당이나 가게 이름으로 뿌라 비다를 많이 쓰기도 하고 거리에서도 종종 뿌라 비다라는 그래피티를 볼 수 있다. 여행지에 가면 더 많이 보인다. 코스타리카에서의 뿌라 비다는 그 쓰임 그대로 뿌라 비다인가 보다. ¡Pura vida!



매거진의 이전글 코스타리카에 산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