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야 끄적일 수 있다, 끄적임은 손가락이 아닌 마음에서 나온다.
예전에는 글을 쓰려고 할 때
무작정 자리에 앉아 펜을 잡든, 자판 위에 손을 올리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느낀 것이 있습니다.
내가 쓴 글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맞는 건가 싶었습니다. 내가 쓴 글에서 느껴지는 타인의 향기.
그때부터 마음이 쓰고 싶다고 하지 않으면 억지로 앉아서 무언가를 창작해내려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글쓰는 횟수는 줄고, 어느샌가 잊더군요.
이따금씩 책상 위에 놓인 시집이 눈에 밟힐 때면
그걸 읽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글을 또 쓰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영감이라는 것이 필요했고,
그 영감은 가만히 방구석에 앉아있는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었죠.
워낙 집을 나가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라 집구석에 앉아있을 때는 없었지만,
저는 영감이라는 얻는 것에 소질이 없어보였습니다.
영감에 소질이라고 칭할 것이야 있겠냐마는,
영감을 잘 얻는 사람들은 일상에서도 사소한 것에 잘 느끼더군요.
가끔씩은 사소한 것에 느끼는 것이 있지만 아,,모르겠습니다.
무언가를 보는 것에 색채를 입혔다면 요즘은 무채색뿐이더군요.
아무래도 제가 모르는 사이에 지쳤겠지요. 제가,
오늘은 밤에 넷플 드라마 한 편 보면서 쥐포를 뜯고 있자니
문득 글을 쓰고 싶어서 자판 위에 손 좀 올렸습니다.
그리고 얘(브런치)도 독촉을 하더군요. 올리라고,,구독자가 기다린다고.
구독자 1명에 어딘가에서 연하게 빛날 글을 누군가가 많이 읽을까 싶지만
어쨌든 그 독촉 덕에 잊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엊그제 비가 많이 오더군요.
중부가 아닌 그 옆 영서에 사는데 비가 많이 와서 왠지 모르게 센치해졌습니다.
영상을 켜고 노래 좀 흥얼거렸더니 나름 기분도 좋아지고,
낭만도 있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금새 다시 센치해졌습니다.
제가 워낙 바람에 날리는 갈대 마냥 줏대가 조금 없어서요. ㅎㅎㅎ
이제 끄적임을 마무리 짓고 싶어졌습니다.
글에 억지로 사진을 넣거나 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를 위해서는 시각적 요소가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은 없지만, 사진 찍은 걸 소소하게 덧대어 꾸며봅니다.
언젠가 생각이 나면 또 자판으로 피아노 한 번 쳐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의무감으로 글을 써본 경험이 없나요? 본인의 글에서 낯선 타인이 느껴지지는 않던가요?
다행입니다. 자연스럽고, 날 것의 느낌이 나는 글은 늘 흥미롭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