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노 킴(Chino Kim) - Screeners
저녁에 집에 돌아갈 때마다 불안한 것이 항상 있다. 바로 '핸드폰이 꺼지면 어쩌지' 라는 것이다. 핸드폰을 자주 들여다보며 불안하게 배터리가 몇 %가 남았는지 걱정스레 쳐다본다. 핸드폰은 항상 켜져있어 나에게 무언가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핸드폰이 꺼지면, 난 마치 길 잃은 어린 아이처럼 괜스레 마음이 방황한다. 이럴 때면 난 왠지, 내가 생각보다 '핸드폰 중독'이구나를 느끼게 된다.
통계를 굳이 갖고 오지 않아도 우린 스마트폰 중독이다. 지하철을 타서 보면 백이면 백 모두 스크린에 집중하고 있다. 집에서 컴퓨터를 할 때 누군가가 불러도 여전히 스크린을 보며 대답을 하는 것은 어린 세대들에게 하나의 예의 없어보이는 습관이 되었다. 누군가의 눈을 쳐다보는 시간보다 스크린을 쳐다보는 시간이 아마 더 많을 것이란 것은 명명백백한 일이리라..
작가 치노 킴(Chino Kim)도 불현듯 자신의 스마트폰 중독을 깨닫고, '생각보다 우리가 전자기기에 오래 노출이 되어 있구나'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외관이 아름다운 작품은 아니다. 단지 머리에 착용 가능한 웹캠과 스마트 안경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을 착용하면 관람객은 자신의 무의식적 행동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전자제품의 스크린을 바라볼 때마다 안경의 렌즈가 뿌옇게 변화되기 때문이다. 관람객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기 전까지, TV에서 멀어지기 전까지 절대 시야를 볼 수 없다. 치노 킴은 <Screeners>를 통해, 현대인들이 얼마나 전자제품에 무의식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잠식되어 가고 있는지 비판하고자 하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아두이노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다.
여기에 사용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모델로, 아티스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개발된 Webkinator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웹 캠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촬영한 전자제품 이미지를 계속적으로 학습하고, 이미지 반응율을 최적화한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욱 더 전자제품을 인지하지 못하는 작품인 것이다.
작품을 접하고, '귀여운 아이디어' 라는 생각을 했다. 거창하게 말을 하는 것보다 관람객에게 직접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더욱 메세지를 전달하기 쉽다. 내가 만약 작품을 접했다면, ... 음 글쎄 아마 장님 수준으로 계속 보지 못했을까.
출처
chinoKim 홈페이지 http://chino.kim/screeners/
MotherBoard 기사 https://motherboard.vice.com/en_us/article/d7yyev/wanna-stop-staring-at-screens-try-on-these-gla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