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점을 연결하여 면을 만드는 함수.
가끔 멍하니 생각한다. 내가 지금 공부하는 것이 나중에 더 이상 쓸모 없으면 어떡하나 싶은 기우.
그 기우가 잠시 내 뇌를 스쳐지나가고 나면 한 동안 정신을 못차린다.
생각 하나가 스물스물 기어나온다. '아직 깊게 안했을 때 빠져나오는 것이 어때?'
온갖 잡 생각으로 가득 찼을 때 가장 좋은 것은 딴 생각으로 뒤덮는 것이다.
요즘 내가 주로 하는 것은 '프로세싱으로 그리는 것'이다.
코드로 무언가를 그리는 것.
여기에 코드를 이것 저것 써보다보면, 무언가 그려지긴 한다.
단, 코드는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써야 한다.
프로세싱에서 네모, 동그라미 등을 그려주는 것은 쉽다. 그저, ellipse(), rect()를 써서 위치만 지정해주면 된다. 프로세싱을 만든 누군가가, 앞서 이런 함수를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쉽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도형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누군가 미리 만들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 주로 사용하는 함수는 beginShape(), vertex(), endShape()이다.
컴퓨터에 내가 그리고 싶은 도형을 아무리 말해도 컴퓨터는 그려주지 않는다.
vertex()라는 꼭지점을 내가 원하는 만큼 찍어놓아야, 그 점들이 연결되어서 면이 된다.
일년 안에 삶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점에서 선, 선으로 면으로 이어지듯, 수많은 일들이 면면의 인생으로 바뀌는 것이다. 난 겨우 점 하나를 찍었을 뿐, 이 것을 면으로 만들어가려면 더 많은 반복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에 사람들은 어떤 vertex()들을 찍어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