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엎어졌다.
교수님 말씀으로는 예산 부족과 데이터 개발 여력 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엄청 힘들었어서 끝나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이런 식으로 끝날 줄이야. 마음에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허무함이 물결처럼 쓸려왔지만, 난 의외로 크게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 한켠에서 '왜 화를 내지 않는거야? 좀 더 욕을 해도 된다고!' 라고 메아리처럼 울려퍼졌다.
남 모를 고생이 많았었는데, 아무도 모르겠지만, 밤에 두시간 마다 깨는 버릇이 생겼고,
외국에서 전화온다고 혼자 긴장감에 학교에서 홀로 밤을 새기도 하였다.
상반기에 등록한 독서모임은 한 번밖에 가지 못하기도 했고.
이렇게 나열하면, 사실 이걸 위해 포기했던게 참 많은데,
화가 안 난다고 했는데, 사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뭔지 모를 억울함에서 오는 토해버림인 걸지도 모르겠다. 말로 내밷어도 풀리지 않는 더 큰 아쉬움이어서, 입 밖으로 내밷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니 이번주는 가만히 가만히 단 빵을 먹으면서 묵묵히 내 곁에 있어주자.